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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효과’(?)
20일 초박빙 구도 속에서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최근 한나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재오 의원 ‘효과’가 열린당 안팎에서 회자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가 과거 대여강경투쟁을 주도하며 ‘싸움닭’으로 불리는 이재오 의원인 만큼, 자당의 원내대표도 이에 견줘 ‘싸움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막판까지도 판세를 전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인 만큼 경선 결과에 대한 예단을 삼가면서도 만에 하나 일어날 줄 모르는 온갖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배기선·김한길 두 후보 가운데 ‘이재오 효과의 수혜자’로는 그간 선거전략·기획 부분에서 탁월한 감각을 보여온 김 후보를 꼽고 있다. 하지만 자칫 ‘강대강’ 구도가 몰고 올 원내운영에 대한 우려 때문에 ‘덕장’의 의미지로 통합을 강조하고 있는 배 후보에 대한 ‘역수혜’도 가능하다는 당 안팎의 관측이다.
이같은 당내 분위기를 반영한 듯 배·김 두 후보는 이날 오후 당내 초선의원 40여명이 원내대표 후보들의 자질을 검증하겠다는 취지로 마련한 후보초청 토론회에 참석, 정견발표를 통해 자신의 원내운영전략과 이미지 등을 강조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배 의원은 “현재 우리 당은 희망으로 갈 것인가 위기로 갈 것인가, 분열이냐 통합으로 갈 것인가 하는 기로에 서 있다. 통합을 이뤄내는데 저의 모든 열과 성을 다하겠다”면서 ‘덕장’다운 포용력으로 통합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배 의원은 당청 및 야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청와대 당 대통령 국회의원이 역할분담이 제대로 돼야 하고 다만 필요한 정보는 적절히 공유해서 협력해야 한다” “2006년은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하며 때로는 싸움도 하고 경쟁도 하겠지만 손잡고 일하는 국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그러면서 “2006년이 100년의 대한민국 토대를 만들어내는 출발점이 된다”면서 “금년에 많은 장벽이 있을 것인데, '나만 살면 된다‘는 동지가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당이 살고 정부가 살고 국가가 산다. 아름다운 조화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정견발표에 나선 김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덕장’과 ‘지장’의 대결이라고 하는데, 배 의원은 인간적으로 볼 때, 너그럽고 배려가 깊고 친화력이 있어 ‘덕장’이 맡지만 저는 매 선거때마다 야전사령관의 역할을 해와 인간적 배려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배 의원을 추켜세웠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배 의원은 평화 시에는 훌륭한 지도자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가 처한 상황을 볼 때 우리의 존재 이유는 서로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뭔가 승부를 봐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해본 놈이 낫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도 “집사람이 그러는데, ‘당신 어디 가서 인간성 나쁘다는 것 인정하지 마요, 당신 따뜻한 남자예요’고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김 의원은 또 “큰 선거가 있을 때마다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포기 안 해서 이겨왔다”며 “시대와 역사가 우리 편이고 지방선거 앞두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는 제 생각에 많은 의원들도 비슷한 생각을 해 줘서 희망이 있구나, 뭔가 될 수 있게구나 해서 (원내대표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후보 측의 관계자는 “아직까지 유동적인 의원들이 너무나 많다”면서 “24일 원내대표 경선 당일 연설이 표심에 상당한 영향력을 줄 것이다. 그 때 가봐야 알겠다”고 상당한 접전임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