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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 개각’ 파동 당시만 해도 당내 ‘반노(反盧)’와 대립각을 세우며 총공세에 나섰던 열린우리당 내 ‘친노직계’ 의원들이 2·18 전당대회 표계산을 앞두고는 사분오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친노직계로 분류되는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의정연구센터(의정연)·‘국민참여1219(국참)’ 등 당내 각 그룹이 전당대회 지지후보를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소속의 일부 의원들이 계파의 공식적인 움직임과는 무관한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당 안팎에서는 이들의 전대 영향력 행사 여부에 마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참정연은 김두관 전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지 후보로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속 의원들 중 일부는 정동영 장관계와 발을 맞추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당 안팎에서는 정동영 전 장관이 지난 11일 청와대 당 지도부 만찬 직후, 한 음식점에서 계파 모임을 가졌는데 참정연 소속 일부 의원들이 참석 ‘커밍아웃’을 해 깜짝놀랐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아울러 의정연도 김혁규 의원을 지지 후보자로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화영 한병도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임종석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예상치 못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당 안팎에서는 이들의 이런 움직임은 ‘친노직계 의원 독자적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사실 친노직계 의원들의 전당대회 영향력 행사 여부마저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장 친노직계 맏형으로 불리는 염동연 의원과 이강철 전 청와대 수석이 각각 당권경쟁에 도전장을 내민 임종석·김부겸 의원의 지지 의사 움직임을 보이고는 있지만, 이들의 지도부 입성을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당내 양대 계파인 정동영·김근태 두 전직 장관 측과의 합종연횡 방식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친노직계 맏형격인 염 의원과 이 전 수석이 호남과 영남 이라는 지역적 조직을 가지고 있는 만큼 무시못할 세력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이 독자적인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의 전대 표계산을 앞두고 친노직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보이고 있는 이런 사분오열 양상도 사실은 이 틀에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당내 일각에서는 현재 당내 대의원 수를 권열별로 보면 서울(19%), 경기(18%), 영남(23%), 호남(18%)인 점을 감안할 때, 이들간 또는 정·김측과 지역별로 각각 연대하는 방안도 나올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국, 지난 ‘1․2 개각’ 파동 같은 당내 ‘친노’ 대 ‘반노’를 뚜렷하게 구별해 주는, 정·김 양강 구도의 판세를 뒤엎을 만은 핵심적인 전당대회 이슈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들의 행보는 불분명하면서도 다각적인 '발 담구기' 형태로밖에 진행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