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표도 정치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지난 12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반(反)박근혜·친(親)이명박 인사로 알려진 이재오 의원이 큰 표차로 승리하자 당내에선 '이제 박 대표도 당 운영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심심지 않게 들린다. 

    경선 출마 당사자들과 소속 의원들이 표면적으로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당내에선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박근혜-이명박의 대선 대리전, 세 대결로 보는 시각이 많았던 것도 사실.

    때문에 당내에선 경선 결과를 두고 '이명박 완승'이란 분석을 내놓는 목소리가 적잖이 나온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박 대표가 그동안 멀리했던 '계보정치', 즉 세 확산을 위한 당 소속 의원들과의 스킨십 강화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

    실제 박 대표는 1년 10개월 간 당 대표를 맡으며 '계보정치'와는 거리를 뒀다. 박 대표 스스로도 "대표가 된 이후 계파를 만들지 않았고 사심없이 일했다. 공천문제 역시 개입하지 않았고 이는 정당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대선국면이 점차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고 박 대표 임기 역시 6개월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 출마를 위한 당내 경선 준비 등 향후 정치일정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박 대표 역시 정치스타일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 일각에서도 '이번 선거로 뼈아픈 상처를 입은 만큼 박 대표도 변화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박 대표 측에서는 이 같은 전망에 대해 "대표직을 그만두기 전까지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박 대표의 최측근 중 한명으로 알려진 모 의원은 14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박 대표가 원내대표 경선 결과 때문에 갑자기 정치스타일을 바꿔 세확산을 위한 계보정치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럴 경우 소속 의원들이 금방 알아차릴 것이고 결국 대표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공정하게 수행하기가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직을 몇 개월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1년 10개월여동안 해 온 정치스타일을 이번 선거하나로 바꾸진 않을 것"이라며 "원내대표가 바뀌어 어려움이 있다고 해도 대표스타일을 하루아침에 바꾸고 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표직을) 그만두고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야 할 시점이 되면 본격적으로 하시겠죠"라며 7월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엔 박 대표도 자신의 정치스타일을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대표도 지난 3일 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나라고 왜 욕심이 없었겠느냐. 계파를 만들면 힘을 얻을 수 있으나 정당을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대표로서 그런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즉 당 대표직을 수행하는 동안은 '계보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스타일의 변화도 가능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 측근 의원은 또 이재오 신임 원내대표도 역시 이번 사학법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 원내대표가 원천무효에 가까운 재개정을 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매우 강조했다"며 "지금 여당에서는 재개정할 마음이 전혀 없는데 원내대표도 약속을 이행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사학법 재개정 약속없이 등원하자고 한다면 그것은 투쟁전략을 완전히 수정하려는 것인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의원을 찍어준 72명의 의원들 역시 (사학법 논란에 대한) 성과가 없다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