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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입각 파동’을 계기로 노정된 정동영·김근태 두 전직 장관 진영의 당권 경쟁이 노골화되면서 24일 치러질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양 진영의 ‘혈전’이 예고되고 있다.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김한길·배기선·신기남 의원 등의 면면을 보더라도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2·18 전당대회를 앞둔 정·김씨의 대리전 성격이 다분한 상황인 데다가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 따라서는 정·김씨의 당권레이스는 물론 그 이후의 차기 대선 구도에도 밀접한 영향을 주는 만큼 그야말로 총력 태세다.
현재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해서는 정 전 장관계로 분류되는 김한길 의원의 행보가 가장 두드러지고 있다. 김 의원은 당내 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정 전 장관계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데다가 서울시장 출마의 꿈이 ‘좌절’(?)된 상황에서 결전의 의지를 다지며 일찌감치 세몰이 나선 모양새다.
이에 반해 김근태 의원 진영에서는 원내대표 후보 선정을 둘러싸고 자중지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장 정 전 장관계에 독자적으로 맞서기에는 김 전 장관계의 당내 세가 다소 미흡한 만큼 타 계파들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정 전 장관계의 김한길 의원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자를 내놔야 하지 않겠느냐”는 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김근태 의원이 주축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이 최근 모임을 갖고 당초 지지후보로 유력했던 배기선 의원 대신 신기남 의원을 지지할 것인지를 놓고 상당한 논의가 진행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의 한 관계자는 “민평련 모임에 일부 의원들이 신기남 의원을 데리고 왔다”면서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 ‘정동영계에 맞서 우리도 경쟁력 있는 후보를 정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자, 그럼 배기선 유인태도 다 데려와라‘며 열띤 논의를 벌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일부 당 관계자들은 “신기남 의원이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신진보연대와 민주지도자개혁회의 등을 통해 김근태 의원계와 어떤 연대가 이뤄졌다고 생각하나 본데, 그건 아니다”고 했다. 실제 김근태 의원의 ‘오른팔’로 불리는 이인영 의원 등이 배기선 의원을 원내대표로 만드는 데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귀띔했다.
한편, 배기선 의원은 내주 초 사무총장직을 사퇴하고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배 의원 측은 “유재건 새 의장도 선출됐고 중앙당 팀제 도입 등 중앙당 조직개편 작업도 마무리 지은 만큼 내주 초 비대위 의견 등을 반영, 출마 여부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길 의원과 신기남 의원도 내주 초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김씨의 당권 경쟁에 앞서 전초전 성격을 띠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김한길·배기선·신기남 의원의 3파전으로 치러질 경우 배·신 의원의 표가 갈라지게 돼 김한길 의원의 승리가 점쳐진다는 당 안팎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선은 24일 치러지며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