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은 정치적으론 이미죽었다"

“당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오만한 발상이다. '이지메'다”(이광철)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 유 의원은 이미 정치적으로 죽은 것이다”(수도권 한 초선)
“본인의 정치적 행보가 어땠길래를 잘 살펴봐야 할 것”(이종걸)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입각과 관련, 유 의원 측이 당내 반발에 정면으로 맞대응하고 나서면서 ‘유 의원의 입각 파동’ 문제가 당내 ‘분열’을 가속화하는 형국으로 비쳐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 의원이 좌장격으로 있는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련) 대표 이광철 의원은 4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당내 다수 의원들이 유 의원의 입각에 반발하는 데 대해 “(유 의원에 대한 당내) 이지메(집단 따돌림)”라며 발끈했다.

이 의원은 당내 반발 이유에 대해서도 “옷 색깔이 다르거나 인상이 나쁘다고 싫다는 분위기”라면서 “대통령의 인사권을 가지고 국민정서 운운하는 자체가 걸맞지 않다”며 당내 반발 세력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이어 “‘동네 아저씨들이 반대하니까’라는 식은 국민들의 정서를 얘기하고 있지만 정작 (의원)본인들의 정서”라면서 당내에서 유 의원의 입각을 반대하는 비난 논리 방식 자체에도 일침을 가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유 의원은 보건복지분야에 전문성이 높다”면서 “그런 능력부분을 갖고 얘기하지 않고 다른 부분으로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 의원은 또 “지금 공식적으로 내정되지도 않았는데 이것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적절하지 않은 것을 용인한다면 대단히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의원은 이에 앞서 3일 오후에도 “당에서 대통령인사권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간섭수준을 넘어 오만한 발상이다" "당내 일부 세력이 논란을 부채질하면서 오히려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패거리정치를 그만두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유 의원측의 이런 반응은 당내에서 더욱 격렬한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반발을 잠재우려다 문제가 더 크게 확산돼 버린 셈이다.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는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대꾸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며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판단해야지…”라면서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이미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장관이 되더라도 장관 역할이나 잘 할 수 있겠느냐”면서 “유 의원은 이미 정치적으로 죽은 것”이라고 발끈했다. 그는 또 “물론 본인이 고사해야 할 이유는 없다”며 “노 대통령이 눈과 귀가 멀었겠느냐. 노 대통령이 어긋난 일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논란의 책임을 청와대로 돌리면서 청와대를 압박했다.

이에 앞서 당내 재선그룹의 한 축인 이종걸 의원도 3일 저녁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당 사정이 안 좋은 지금 상황에서 유 의원 입각이 당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동감한다”면서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유 의원은 어떤 일을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대결적 구도를 선호하면서 스스로의 입장을 빨리 표현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면서 “날카롭게 톡톡 튀는 모습이 많은 국민들에게 좋지 않게 비춰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또 “한 사람의 입각에 대해 이렇게 많은 의원들이 반발하는 것도 참 신기한 일”이라면서 “본인의 정치적 행보가 어떠했길래 장관 한 명 가는 데 이렇게 많은 의원들이 관심을 갖는지는 본인이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유 의원에게 충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