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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 27일 장관직 사의표명, 30일 통일부 종무식 직후 사표제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30일 노무현 대통령과 조찬자리에서 장관직 사의표명’열린우리당 당권 장악에 나선 김·정 두 장관이 장관직 사의표명 시점을 놓고서도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면서 당권경쟁 초반 ‘기싸움’을 뜨겁게 벌이고 있다. 사실상 ‘출정식’을 올리고 30일 오후 국회에서 새해 예산안이 처리되는 즉시 구체적인 당 복귀 절차를 밟게 되는 만큼 이들의 사의표명 시점에도 고도의 전략이 감안돼 있다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당장 정 장관이 김 장관보다 한 발 앞서 장관직 사의표명을 하거나 ‘급하게’ 사표를 제출한 것도 ‘당의장=정동영’이라는 초반 대세론을 불러일으켜 원외인 자신의 입지 부족을 초반에 타개하는 동시에 이슈 선점이라는 고도의 전략이 깔려 있다는 설명이다. 김 장관 측에서 “허를 찔렸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핵심 이슈에 대한 선점을 우려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특히 정 장관이 자신의 사의표명 사실을 언론에 ‘의도적’으로 흘린 점도 자신의 ‘주특기’인 ‘이미지 정치’와도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사의표명 ‘선수(先手)'를 쳐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데다가, 향후 여권 내 대선 경선 구도까지를 감안할 때 당권경쟁 양상이 대혈투를 보일 것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미지 관리에도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의 이같은 초반 기싸움 전략은 정 장관측의 핵심 참모들의 면면과 관련돼 있다”면서 “이들은 각 분야에서 능력이 뛰어난 전략·기획통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정 장관측의 핵심 참모들은 전략·기획 전문가들로서 정 장관을 중심으로 수평적 관계로 움직이고 있으며 김 장관 측의 핵심 측근들은 과거 운동권 출신으로 수직적 구조를 보이면서 지휘 명령에 대한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정 장관의 핵심 측근으로, 당초 일정을 한 달여 앞당겨 내년 초 귀국할 예정인 정기남 전 보좌관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수석전문위원 출신으로 세밀한 전략 수립에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귀국 즉시 정 장관의 차기 대선까지를 염두에 둔 장기레이스 전략적 측면을 포괄한 세밀한 전략을 세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당내 상당수의 ‘정동영계’를 보더라도 기자·학자 출신 등 기획과 전략에 능통한 전문가들이다. 대표적인 당내 정동영계로 불리는 민병두 의원(전 문화일보 정치부장)은 당 기획통으로 기획업무에 정통하며, 기자 출신으로는 최규식(전 한국일보 편집국장) 박영선(전 MBC 기자) 김재홍(동아일보 논설위원) 의원 등이 대거 포함돼 있다.
김 장관측의 핵심 측근들도 '상황'이 시작되면서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장관의 최측근이자 핵심 참모로, 내달 미국에서 귀국할 예정인 윤천원 전 보좌관은 서울대 인류학과 82학번으로 노동운동에 몸담아 왔었다. 김 장관의 입각과 함께 보건복지부 정책보좌관으로 나섰다 올 4월 의원실로 복귀한 기동민 보좌관은 성균관대 85학번으로 91년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산하 서총련 북부지부장을 맡았었다.
아울러 김 장관의 당내 최측근으로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인영 의원은 전대협 초대의장으로 열린당 내 운동권 출신 의원들사이에는 맏형으로 불리고 있다. 이와 관련, 당 관계자는 “김 장관측의 핵심 참모들은 대다수가 과거 운동권 출신으로 형·아우 하는 사이”라면서 “가족과 같은 분위기로 일사불란하게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