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앞둔 열린우리당 당권경쟁과 관련,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간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양측은 전날(27일) 정 장관의 사의 표명을 사실상 ‘전쟁선언’으로 인식, 당권 장악을 위한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계산 아래 속속 ‘핵심 참모 소집 동원령’을 내리는 등 총력 태세다. ·

    우선 정 장관의 한 발 빠른 사의 표명으로 허를 찔린 김 장관 측은 ‘초반 기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불퇴전의 각오를 나타내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장관의 최측근이자 핵심 참모인 윤천원 보좌관이 내달 중 귀국, 김 장관의 당권 경쟁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 샌디에고 소재 대학에서 유학 중인 윤 보좌관의 귀국은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장관 측 관계자는 “윤 보좌관이 빨리 와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당권경쟁과 관련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피력했다.

    김 장관의 또 다른 핵심 참모인 기동민 보좌관도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당초 김 장관의 입각과 함께 보건복지부 정책보좌관으로 나섰다가 올 4월 의원실로 복귀해 물밑에서 사실상의 대선 준비를 위한 조직력 강화를 위한 기초 작업에 착수, 현재 기본적인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조직활동에 나설 태세를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기 보좌관은 당내 ‘범개혁세력’ 연대를 위한 물밑 작업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장관의 외곽조직인 한반도재단도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 재단의 문용식 사무총장은 김 장관의 핵심 참모들과 수시로 회의를 하고 있으며 김 장관에게 전해지는 전략적 보고 건수도 최근 들어 대폭 늘어나고 있는 등 숨 가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주변의 설명이다.

    이에 맞서 정 장관 측도 핵심 참모들이 정 장관을 중심으로 한 방사형 구조로 결집하면서 당권경쟁을 감안한 인적·조직·물량 등의 총공세에 나설 준비 태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 장관 측은 사의 표명 이후 당 복귀 등 일련의 절차를 차기 대선까지 염두에 둔 장기레이스 전략적 측면으로 인식하면서 세밀한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정심(鄭心)’으로 불리는 정기남 보좌관이 당초 일정을 한 달여 가량 앞당겨 내달 중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현재 미 워싱턴에 있는 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하고 있는 정 보좌관(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수석전문위원)은 정 장관이 정계 입문 후 줄곧 지근거리에 있었으며 정 장관의 정무적 조언 등 총책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정 장관의 전주고 후배이자 전략참모인 김갑수 보좌관(전 열린당 부대변인)의 바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그는 ‘DJ'계 사람으로 언론 분야 등에 인맥이 넓다는 전언이다. 최근에는 이기명씨가 상임고문으로 있는 ’국민참여1219‘ 소속 인사와도 당권경쟁 관련 문제를 상의하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또 지난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부터 전국을 돌려 조직을 다져온 인맥들을 그대로 활용, 활발한 조직 관리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정 장관의 취약지역으로 꼽히는 영남권에도 핵심 측근들이 방문해 TK 당원들을 만나는 등 조직 다지기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핵심 의원 측근은 “정 장관의 핵심 참모들은 결속력과 충성도, 세밀한 전략을 수립한 후 추진하는 데 있어 그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왔었다”고 귀띔했다.

    이와 함께 전주고, 서울대 문리대 출신인 정 장관은 동문들로부터도 많은 전략적 조언을 듣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문그룹인 나라비전연구소 이사장에 박명광 의원을 영입하기도 했다. 학자 출신인 박 의원은 당내 386 세력으로부터 존경받고 있는 등 적잖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정 장관이 향후 당내 재선그룹과 관계를 고려한 사전 조치로 이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