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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내년 2월18일로 예정된 열린우리당 당의장 출마를 위해 장관직 사의를 표명하고 사실상의 2007년 차기 대권 교두보 마련을 향한 본격적인 장기레이스 깃발을 올렸지만 그가 '목표지점'까지 순탄한 행로를 걷게 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관측이 크다.
당장 당권 장악이라는 과제가 눈앞에 떨어졌지만 정 장관은 이에 앞서 전 국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통일부 장관직 수행에도 불구하고 ‘대국민 이미지 구축에는 실패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평이다. 정 장관에게 ‘대국민 이미지 구축 실패’에 따른 한계 극복이라는 과제가 급선무로 주어진 모양새다.
정 장관은 지난해 6월 30일 입각한 뒤 1년 6개월여간 재직하는 동안, 상당기간 정체돼 왔던 6자 회담을 재개하는 등 대북 정책에서 일정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북한 인권 문제, 대북지원 관련 200만KW 대북송전 약속 등 ‘북한 눈치보기’에 급급한 일관성 없는 대북 정책 태도로 국민의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다는 등의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특히 최근에는 대북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 조짐을 보이는 등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는 상황에 대한 통일부 수장으로써의 대응자체도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당장 정 장관의 장관직 수행을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컨텐츠가 없다’ ‘이미지로만 정치를 하는데 이미지 구축에도 실패한 것 아니냐’는 평을 내놓고 있다. 지난 1년 6개월여간의 기간 동안의 전 국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통일부 장관직 수행과 여권 내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라는 이점을 가지고서도 각종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를 방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정 장관은 그간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2~3%대의 지지를 받으면서 줄곧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특히 앞으로도 별다른 반등의 기회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정 장관 자신의 정치적 행보가 개혁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란 이미지가 점차 강하게 각인되고 있는 동시에, 또 다른 한편에서는 가장 진보적인 인사로 평가받는 등 일관된 이미지 구축에도 실패했다는 것이다. 결국 컨텐츠 부재의 정치가 그 한계를 드러내지 않았느냐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25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 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이념 성향 분석’의 여론조사에서 정 장관은 56.8%로 가장 진보성향의 인사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보수적인 인사를 묻는 물음에도 19.7%의 다소 높은 응답률을 나타나기도 했었다.
이같은 엇갈린 평가에도 불구하고 보수층으로부터는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점도 정 장관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지난 21일 최근 국민행동본부 등 국내 대표적인 보수단체들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대한민국 정체성 훼손 ▲국가의 권위 손상, 국익에 현저히 손해를 입히는 행위나 발언 등을 기준으로 선정한 '대표적인 친북 인사’로도 선정됐다.
이와 함께 국회의원 대학교수(정치학 박사 이상) 정치부 기자 시민단체 등 소위 정치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지난 27일 실시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도 정 장관은 8.4%(이명박 34.3% 김근태 17.2% 고건 15.4%)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