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3일 구속된 법조프로커 윤상림씨와 이해찬 국무총리가 10월경까지 함께 골프를 치는 등 가까운 사이였다고 주간지 일요신문이 보도했다. 

    윤씨는 판·검사들과의 친분을 내세워 수사 대상이 된 기업체 등으로부터 '사건을 무마해 주겠다'며 수억원을 받아낸 '거물 브로커'다.  윤씨는 지난 2003년 ‘장군잡는 여경’으로 이름이 알려진 강순덕 전 경위의 내연남이었다는 사실도 최근 밝혀졌다.

    26일 발매된 일요신문 31일자에 따르면 윤씨는 구속되기 직전인 지난 10월경까지 이 총리와 함께 골프를 즐겼다. 일요신문은 윤씨의 측근 6명의 증언을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관련자들은 윤씨와 관련돼 검찰 조사대상에 올라있는 인물들이라는 것.

    두 사람은 수도권의 Y, N 골프장을 주로 이용했다. 측근들은 두 사람이 한두달에 한번 정도 골프를 치는 사이였고 수시로 안부전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잘 다녔다는 N골프장의 한 관계자는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은 주로 주말에 왔고 지난 10월경에도 한번인가 왔었다”고 말했다.

    윤씨가 언제부터 이 총리와 인연을 맺어왔는지는 측근들마다 진술이 조금씩 달랐다. 한 인사는 '참여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가까워진 것 같다'고 말했고 또 다른 인사는 '이 총리가 지난 90년대 중반 교육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부터 가깝게 지냈다는 말을 윤씨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또 '이 총리가 취임한 이후 총리공관에도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인사는 “윤씨가 총리공관을 자기집처럼 드나든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전했다.   

    일요신문은 윤씨의 내사 사실을 알고도 이 총리가 골프를 쳤는지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 신문은 “이미 지난 봄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윤씨의 불법 로비행각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에 착수했고 검경도 이미 수개월전 윤씨의 범행을 내사해왔다”고 전했다.

    한편 총리실은 이와관련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총리실 이강진 공보수석은 일요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 총리가 국회의원 시절 몇번 다른 사람들과 골프를 치는데 윤씨가 끼어서 치는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골프를 친건 2001~2002년까지로 알고 있다”며 총리 취임 후 윤씨를 사적으로 만난 일은 없다고 부인했다. 

    이 수석은 “민주당 시절 호남 지역 의원들 대부분이 윤씨와 아는 사이였고 총리도 그 정도의 안면만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나도 윤씨가 총리 이름을 대고 다닌다는 말을 들어서 확인해보니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그래서 검찰에 ‘윤씨가 그런 말을 못하도록 혼내라’고 말한 일도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는 이어 “총리 취임 후 윤씨가 전화해서 바꿔달라고 부탁한 일도 있었지만 그가 평소 행실이 좋지 않아 연결시키지 않았다”며 “총리 공관에서 만났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다. 다만 골프장 등에서 우연히 만났을 수는 있다. 자세한 것은 모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