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폭설피해 복구 및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한나라당의 등원을 주장하며, 열린우리당의 사립학교법 개정 강행처리에 반대하며 거리에 나선 박근혜 대표 등 당 지도부의 강경투쟁 의지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13일째 국회 등원거부를 계속하고 있는 한나라당 역시 '민생현안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부담으로 남는 데다 '빅3'로 꼽히는 손 지사의 발언이 당내 이견에 더해지면서, 장외투쟁 강행이 막판 등원 등 새로운 국면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손 지사는 25일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정부의 사학법 강행통과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날치기 여당과의 싸움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에 대한 무한책임은 더욱 중요하다"며 '한나라당의 등원'을 촉구했다.

    사학법 문제에 대해 손 지사는 "'기업은 기업인에게, 교육은 교육자에게, 단 법은 엄정하게'처리해야한다"며 "소수의 비리 사학재단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대부분의 선량한 재단을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아 자율성에 재갈을 채우는 법을 통과시키면서 마치 정의의 칼을 휘두르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이라고 여권을 비판했다.

    손 지사는 "사학법은 연말 정기국회의 산적한 현안을 두고서 국회파행을 초래할 것이 뻔한 날치기까지 할 사안도 아니었다"며 "여당은 민생과 예산안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고 못박았다. 또 "사학법 개정안이 그들에게 그토록 사활을 거는 일이었다면 예산안부터 정상적으로 처리해놓고 봤어야 할 일"이라며 "날치기 당사자가 민생 운운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궤변"이라고 열린당을 비난했다.

    손 지사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는 야당은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길을 택하도록 내몰린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배경을 설명하고 "수많은 당원들이 추운 날씨를 마다않고 거리에 나서 날치기를 규탄했고, 또 처음과는 달리 사학법 개정안의 문제점에 대한 국민적 공감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의 국회 등원을 촉구하며 손 지사는 "유례없는 폭설이 농민들의 시름을 깊게 하고 새해 예산 처리도 시간이 없는 만큼, 한나라당이 스스로의 판단으로 민생으로 복귀하는 것이 필요할 시점"이라며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할 일도 당당하게 하겠다고 한다면 국민들이 오히려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열린당 정세균 당의장은 이날 손 지사의 발언을 언급하고, 한나라당을 배제하고라도 국회일정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박 대표를 압박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장외투쟁'의지를 재확인하고, 오는 27일 예정된 대구집회를 예정대로 강행할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