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립학교법을 사이에 두고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서로에게 막말을 쏟아내며 감정의 골을 키우고 있다. 

    ‘막말’의 포문은 한나라당이 열었다. 한나라당은 23일 12일간 진행했던 국회의장실 점거농성을 풀면서 김원기 국회의장에게 “죽은 의장이나 다름없다. 시체실에 있는 기분이다” “국회의장 모가지를 잡고 뽑든지 해야지” 등 폭언을 퍼부었다.

    ‘사학법 무효투쟁 및 우리아이지키기 운동본부’ 본부장인 이규택 최고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장외투쟁에 집중하기 위해 의장실 점거 농성을 풀겠다고 밝히며 “이미 국회의장은 죽은 의장이다.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우리가 죽은 의장실에 가 있어봐야 시체실에 있는 기분이다”고 비판했다.

    의장실 점거 농성을 끝내겠다는 당의 방침에 강력 반발한 송영선 의원은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이렇게 풀 거면 왜 몇날 며칠 밤새면서 농성을 했느냐. 이 문제를 우리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로 생각해야 한다”며 “한번 시작했으면 국회의장의 모가지를 잡고 뽑든지 해야지 왜 푸느냐”고 맹비난했다.

    한나라당의 ‘막말’ 공격에 열린당도 발끈하고 나섰다. 서영교 부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이 정당이기를 포기하고 이어 국회의원이기를 포기하더니 이제는 인간의 도리까지 포기했다”고 반격했다.

    서 부대변인은 “우리아이를 지키겠다는 운동본부 본부장인 이 의원이 시체실에 있는 기분이라고 망언을 쏟아냈는데 그동안 시체실에서 양주 먹고 도시락 먹고 잠자고 그랬느냐”며 “송 의원의 국회의장 모가지를 잡고 뽑아 놓든지라는 말도 얼마나 흉악하고 험악한 발언이냐. 갈 때까지 갔다”고 비꼬았다.

    그는 “자신들이 국회의원으로 있는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의 방을 점거해 밥집으로 때로는 술집으로, 때론 침실로 이용하더니 이제는 그런 발언까지 했다”며 “즉각 공개사과하고 한나라당내에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사석에서 한 발언도 아닌 의총 공개석상에서 했다는 것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하늘과 국민이 두렵지 않느냐. 정당이기를 포기하고 국회의원이기를 포기하더니 끝내 인간의 도리까지 포기했다”고 맹공했다.

    그는 또 “박근혜 대표가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라”며 “최소한의 도리를 갖춘 국회의원, 인간으로 돌아오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