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피의자 신상 공개 앞두고SNS 등지서 피의자 정보 공개법 감정 불신, 온라인 사적제재로피의자 외모 품평에…2차 가해 논란
  • ▲ 사건 피의자인 장모씨(24)로 추정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 중인 사진. ⓒSNS 캡처
    ▲ 사건 피의자인 장모씨(24)로 추정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 중인 사진. ⓒSNS 캡처
    최근 광주에서 발생한 묻지마 살인 사건 피의자 장모씨(24)에 대한 경찰의 신상 공개를 앞두고 온라인상에서 실명과 사진이 먼저 확산되며 사적제재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적 권한이 없는 개인이 피의자 신상을 임의로 공개하는 행위가 사실상 사적제재에 해당한다는 지적과 함께, 반복되는 강력범죄와 낮은 형량에 대한 법 감정 불신이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장씨로 지목된 인물의 사진과 실명이 잇따라 유포됐다.

    몇몇 사진은 장씨의 개인 계정 프로필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부 게시물에서는 장씨 가족의 직업과 근황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유포됐다.

    장씨는 지난 5일 0시 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주거지 근처를 배회하던 중 두 차례 마주친 17세 고등학생 A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다가온 17세 고등학생 B군에게도 중상을 입힌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은 지난 8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장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 사진 등을 오는 14일 온라인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현행법상 피의자 신상 공개는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으로 제한되며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의 심의를 거쳐 공개된다.

    강력범죄 사건이 잇따르는 상황에서도 재판부가 상대적으로 낮은 형량을 선고하거나 검찰 구형 대비 감형이 이뤄지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는 "재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도 늘어나고 있다.
  • ▲ 지난 7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묻지마 살인' 피의자 장모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지난 7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묻지마 살인' 피의자 장모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무분별한 신상 공개가 범죄 심각성을 희석시키거나 또 다른 소비 대상으로 변질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장씨에 대한 신상 공개가 "잘생겼네", "훈남이다" 등 누리꾼들의 외모 품평으로 이어지면서 가십거리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서울 서초구와 강북구 등지에서 남성 2명을 살해하고 여러 명에게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의자 김소영(20) 또한 SNS를 통해 신상이 유출되자 외모에 대한 답글이 달린 바 있다.

    이렇듯 강력범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재판부에 대한 불신이 이어지면서 SNS를 중심으로 피의자 개인정보를 공유하거나 가족·지인 정보를 추적하는 이른바 '신상 털기' 현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공권력 불신에서 비롯됐더라도, 검증되지 않은 정보 유포와 여론재판으로 이어질 경우 또 다른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법조계에선 형사 피의자가 법원의 확정 판결 전까지 원칙적으로 무죄로 추정돼야 한다는 헌법상 무죄추정 원칙에 비춰볼 때 비공식적인 신상 공개를 자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공권력에 대한 불신이 사적제재 확산의 배경이 될 수는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 유포와 비공식 신상 공개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처벌 권한은 국가 형사사법 체계를 통해 행사돼야 한다"며 "여론에 기반한 신상 공개가 일상화될 경우 자칫 온라인 공개처형으로 변질될 위험성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