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초선 의원 만찬서 정부안 통과 당부鄭, 李 제동 다음날 "檢 수사·기소 분리 중요"정부안 '수정' 강경파 힘 실어준 것 분석도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검찰개혁을 두고 정부와 여당 간 불협화음이 계속되자 이재명 대통령이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사실상 강경파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줬다는 정치권 안팎의 평이 나오고 있다.

    정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검찰개혁안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검찰개혁을 입에 올리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떠오른다"며 "검찰개혁은 70년간 검찰이 무소불위로 휘둘렀던 권력을 민주주의 원칙에 맞게 재배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은 당연한 민주주의 원리"라며 "절대 독점은 절대 부패한다. 검찰개혁의 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당정청이 심도 있게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 조항 하나하나도 중요하고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며 "10%의 가짜 허위 조작으로 충분히 90%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그간 검찰개혁안 입법 과정에서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라는 대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당내 강경파와 결을 같이하고 있다.

    강경파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검찰개혁안에 문제가 있다며 제동을 걸고 있다. 이에 1차 정부안은 이들의 반발에 가로막혀 수정에 돌입했고 그 결과 현재의 정부안이 나오게 됐다.

    정부는 공소청에 보완수사를 일부 허용하도록 했으나 강경파는 어떤 경우에도 보완수사권을 줄 수 없다며 '도로 검찰청' 법안이라고 맞서고 있다.

    강경파가 좀처럼 물러서지 않으면서 검찰개혁안을 두고 당정 간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이에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그는 민주당 초선 의원 34명과의 만찬 회동에서 정부안 통과를 당부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검사들이 다 나쁜 사람들도 아니지 않나", "정부안으로 검찰 수사권을 박탈했는데 검찰이 더 강해졌다고 하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여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사실상 강경파의 반발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도 "대통령이 되고 집권 세력이 됐다고 마음대로 다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9일에는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며 강경파를 겨냥한 듯한 기조의 발언을 지속해 왔다.

    여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제동에도 정 대표가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 원칙을 재차 언급한 만큼 정부안 수정에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와 강경파와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입법 지연 가능성도 거론된다. 검찰개혁안 처리를 위해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야 하는데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이 정부안에 반기를 들고 있는 대표적인 강경파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도부는 정부의 이달 내 검찰개혁안 처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수청·공소청 법안에 대해) 주말 중에도 지속적으로 조율해 왔다"면서 "오늘내일 중 결과가 나오면 19일에도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여의치 않으면 3월 국회 안에 통과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