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영 사이 전례가 없는 일" 주장스타머 "법적 근거·숙고된 계획 갖춰야"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출처=로이터ⓒ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출처=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이란 공습에 영국 기지를 쓰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영국이 거부한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게 실망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양 차고스제도에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사용을 영국이 불허했다며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두 나라 사이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영국의 국익을 고려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란 공격을 둘러싸고 오랜 동맹국의 두 정상이 갈등을 빚은 모습이다.

    앞서 미국 백악관이 작성한 대이란 군사작전 계획에 미국과 영국의 합동 군사 기지인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와 영국 글로스터셔 페어퍼드 공군기지가 포함됐지만, 영국은 국제법 위반을 이유로 이들 기지 사용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타머 총리는 지난 1일 밤 '구체적이고 제한적인 방어 목적'에 한해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사용을 허용하겠다면서 입장을 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스타머 총리가 입장을 바꾸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고 지적했다.

    또 이란이 영국 출신의 많은 사람을 죽인 책임이 있다며 스타머 총리가 기지 사용을 곧장 승인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영국이 차고스 제도를 모리셔스에 반환하는 협정을 체결한 것에 대해 거듭 '멍청한 짓'이라며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그 땅의 소유권을 유지하고, 정당한 소유자가 아닌 이들에게 넘기지 않는 것이 법적으로 훨씬 나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고스 제도는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사이 인도양에 있는 60여 개 섬으로 이뤄진 군도다.

    이란 남부 해안에서 약 3860㎞ 떨어져 이란 탄도미사일 사거리 밖이지만, 미군 B-2 폭격기의 작전 범위에는 들어간다.

    영국은 식민지였던 모리셔스에서 1965년 차고스 제도를 분리했고, 1968년 모리셔스가 독립하고 나서도 차고스 제도는 영국 영토로 남겼다.

    영국은 지난해 5월 차고스 제도의 주권을 모리셔스에 이양하되, 제도 내 최대 섬인 디에고 가르시아 섬의 군사기지를 총 350억 파운드의 비용을 들여 최소 99년간 재임대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텔레그래프 인터뷰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 공습에 관여하지 않기로 한 우리의 결정에 이견을 표현했으나 영국의 국익에 무엇인지 판단하는 것은 내 의무"라고 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