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정치적 셈법으로 '천영식 부결' 주도""합의제 기구인 방미통위 운영 원칙에 어긋나""후보 적격성 검증과 추천권 존중은 구분돼야" "합의제 정신 훼손되면 방미통위 신뢰도 하락"
  • ▲ 국민의힘이 추천한 천영식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추천안이 국회에서 부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2024년 11월 7일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언론인 대상'에서 매체 부문상을 수상하고 있는 천영식 펜앤마이크 대표. ⓒ서성진 기자
    ▲ 국민의힘이 추천한 천영식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추천안이 국회에서 부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2024년 11월 7일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언론인 대상'에서 매체 부문상을 수상하고 있는 천영식 펜앤마이크 대표. ⓒ서성진 기자
    지난 26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추천한 천영식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추천안은 부결되고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고민수 방미통위 상임위원 추천안만 가결되자, 언론계에서 "국회 의석을 과점한 여당이 다수결로 야당 추천권을 무력화했다"며 숙의와 합의로 방미통위를 정상화하라는 성토가 나왔다.

    언론시민단체 '미디어연대(상임대표 황우섭)'는 지난 27일 배포한 성명에서 "천영식 후보자는 오랜 시간 미디어 현장과 이론을 두루 섭렵하며 전문성을 입증해 온 인물"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명확한 결격 사유를 충분히 제시하지 않은 채 정치적 셈법에 따라 부결을 주도했다"고 비판했다.

    "이는 인사의 적절성을 검증해야 할 국회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라고 규탄한 미디어연대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여야 간 '표 대결'을 넘어, 합의제 규제기구로 설계된 방미통위의 운영 원칙과 제도적 취지를 근본에서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디어연대는 "방미통위는 위원장 1명, 부위원장 1명, 상임위원 1명 및 비상임위원 4명 등 총 7인으로 구성되는 합의제 행정기구로, 구성 과정에서 대통령·여당·야당이 각각 추천권을 가진다"며 "이러한 구조는 제도 설계 단계에서부터 정치적 다양성과 균형을 확보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합의제 기구는 단순히 다수결로 결론을 내리는 장치가 아니라, 충분한 논의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와 관점을 조정·통합해 결론을 도출하도록 설계된 제도적 장치"라며 "권력의 일방적 독주를 견제하고, 서로 다른 정치적·사회적 시각을 제도 안에서 함께 반영함으로써 정책 결정의 정당성과 공정성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미디어연대는 "물론 후보자의 과거 언행이나 경력에 대한 비판적 평가는 민주적 공론의 영역에 속하나, 이러한 논의가 특정 정당의 추천권 자체를 구조적으로 봉쇄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이는 합의제 기구의 설계 취지와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추천권은 단순한 형식적 권리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보장돼야 할 제도적 권한으로, 반복적인 부결로 사실상 행사할 수 없게 된다면 그 권한은 법적·제도적으로 형해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디어연대는 "야당이 추천한 후보자가 다수당의 정치적 판단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제되는 선례가 누적된다면, 방미통위는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는 기구가 아니라 특정 정치 세력의 영향력 아래 놓인 기구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방미통위는 방송·통신·미디어 정책 전반을 관할하는 기관으로서, 그 결정은 국민의 미디어 접근권과 표현의 자유, 공공성에 직결된다"고 지적한 미디어연대는 "이러한 기구의 구성 원리가 훼손된다면 제도적 신뢰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미디어연대는 "이번 사안은 특정 후보 개인에 대한 찬반을 넘어, 합의제 기구의 운영 원칙과 거버넌스 구조 전반에 대한 문제"라며 "다수결에 기대어 합의제 기구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는 행태를 중단하고, 숙의와 합의를 통해 야당의 추천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방식으로 방미통위를 정상화할 것"을 여당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