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수집가 '40년 집념'의 결실독립군들의 눈빛, AI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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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7주년을 맞아, 역사서에 정리된 역사가 아닌 개인이 평생을 바쳐 모은 우리 민족의 얼굴, 조선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자료들을 수집했다.
재일(在日) 수집가가 40년간 수집한 한국 근대사 기록물(사진, 엽서, 문서 자료 등)을 통해, 개화기, 일제강점기 전후의 일상과 사회를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단순한 수집품이 아닌 한민족의 기억을 되살리는 문화적 자산이자 '우리 민족의 비공식 기억 아카이브'다. 이 기록물들이 지금의 우리에게 보여주는 역사는 무엇일까.
◆ 1통의 편지 – 1908년 회령에서 쓰인 편지, 회령 영산 전투
최근 재일 수집가 고성일 선생(79, 오사카 거주)이 수집한 자료 중 1908년에 쓰인 편지를 한 통 발견했다.
편지는 함경북도 회령에서 일본 도쿄에 보낸 것으로, 편지의 주인공은 제49연대 소속 일본군. 혹서 속 안부 인사와 함께 시작한 편지는 '각 방면에서 폭도가 일어났고, 그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 '폭도'란 우리 의병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날 이곳에는 연해주 의병의 사령관이었던 안중근도 있었다. 이전의 전투에서 승리한 안중근은 만국공법에 따라 포로를 대우한 것과 달리, 편지 속 일본군들은 포로로 붙잡힌 우리 의병을 무자비하게 대우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도 포함돼 있다.
한 일본군 병사의 가감 없는 일상을 담은 편지글 하나가 의병 역사의 한 줄기를 생생히 증명한다. 학계에서도 확인하지 못한 최초의 문서를 방송에서 처음으로 공개한다. -
◆ 1장의 사진 – 대한민국 임시정부 산하 독립군 부대, 육군 주만 참의부
카메라를 응시하는 네 개의 까만 눈동자. 모젤 권총을 차고 완전 무장한 모습. 고성일 선생의 낡은 사진첩에서 1920년대, 대한민국 임시정부 산하 독립군 부대 육군 주만 참의부로 활동한 이들의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찾아냈다.
'참의부'는 1924년 남만주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직할 부대로 설립된 무장 독립운동 단체다. 일본 군경 습격, 일제 통치 기관 파괴, 친일파 숙청, 군자금 모금 등 각 방면에 걸쳐 항일 투쟁을 전개했다.
한국 광복군의 전신 '육군 주만 참의부'. 현재까지 단 한 장의 단체 사진만이 존재했지만, 개개인의 모습을 소상히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그들의 모습은 'AI 복원 영상 프로젝트 – 기록, 시간을 건너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 1장의 엽서 – 이중섭 '소와 아이', '지일(遲日)'
'소'의 화가 이중섭. 그가 1942년 일본 유학 당시 미술창작가협회전에 발표했던 그림들이 사진엽서로 발견됐다. 작품의 이름은 '소와 아이', 그리고 '지일'. '소와 아이'는 실물 그림 없이 도판만 존재하는 상태고, '지일'은 실물도 도판도 존재하지 않아 그림을 확인할 수 있는 건 이 사진엽서가 유일하다.
'황소', '흰 소'로 대표되는 한국적이고 향토성이 짙은 이중섭의 화풍.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이중섭의 그림은 당시 일본 미술계에 확산했던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의 그림이 담긴 사진엽서를 본 미술평론가 황정수는 "일제강점기, 6·25전쟁, 분단이라는 시련 앞에서 이중섭의 1950년대 이전 작품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비록 엽서 자료이지만 미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하고 특별한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
◆ AI로 표현한 조선의 상징
가까이 있으면서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광화문의 역사, 그리고 이제는 훼철되어 사라진 전주부성의 역사를 AI로 재구성했다. 조선을 상징하는 두 건축물에 깃든 이야기를 '역사서' 속 활자에서 벗어나,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체험적 역사'로 탈바꿈했다.
광화문은 조선의 시작부터 근대의 격변까지, 이 땅의 고초를 함께 견뎌온 공간이다. 그러나 조선의 정문은 식민지 전시의 정문으로 전락하며 본래의 얼굴을 잃어갔고, 돌연 자취를 감춘다. 과연 광화문은 어디로, 왜 사라져야 했을까.
'호남제일성'으로 불리며 전라도의 요충지 역할을 했던 '전주부성'. 일제는 한일 강제 병합 이전부터 무참히 전주의 성문과 성곽들을 훼손했다. 우리는 전주부성 700년에 깃든 이야기를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재현했다.
일본에서 거주 중이지만 고국을 향한 그리움과 자긍심으로 한국과 관련된 옛 기록물 수집을 이어오고 있는 고성일 선생. 그가 수집한 사진엽서에는 이름 없는 '우리'의 얼굴이 담겨 있다. 기록물 수집에 담긴 그의 인생 스토리와 한국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개화기와 일제강점기 사진엽서, 문서 자료 등을 방송에서 공개한다.
'다큐 인사이트 3.1절 기획 AI 영상 복원 프로젝트 – 기록, 시간을 건너다'는 26일 밤 10시 KBS1TV에서 방영된다. -
[사진 제공 = K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