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스케일러, AI 경쟁력 위해 공격적 차입
  • ▲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AI 투자자금 마련 위해 100년 만기 채권 발행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AI 투자자금 마련 위해 100년 만기 채권 발행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대규모 차입에 나서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수십조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고,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는 사모대출을 통해 엔비디아 반도체 구매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알파벳은 미국 채권시장에서 150억 달러(약 22조원) 규모의 달러화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채권은 만기가 서로 다른 7종으로 구성된다.

    최장 만기인 40년물 채권은 미국 국채 대비 약 1.2%P의 가산금리(스프레드)가 논의되고 있다. 알파벳은 달러화 채권 외에도 파운드화와 스위스 프랑화 채권 발행을 함께 검토 중이다.

    특히 영국 시장에서는 만기 100년에 달하는 초장기채 발행까지 타진하고 있다. 기술기업이 100년물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과거에는 옥스퍼드대나 공기업, 자선재단 등이 주로 발행해왔다.

    알파벳의 잇따른 회사채 발행은 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규모 자본지출 계획과 맞물려 있다. 알파벳은 올해 AI 관련 자본지출(CAPEX)이 최대 1850억 달러(약 2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파벳을 비롯해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하이퍼스케일러들도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공격적인 차입에 나서고 있다. 이들 기업의 올해 차입 규모는 최대 4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론 머스크의 xAI는 미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로부터 34억 달러(약 5조원)를 조달하는 거래를 마무리 중이다. 특수목적법인(SPV)이 자금을 빌려 엔비디아 AI 칩을 구매한 뒤 이를 xAI에 임대해주는 구조다.

    이는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스타트업인 xAI가 직접 채권 발행 대신 사모대출을 활용한 전략적 선택으로, 향후 모회사 스페이스X의 상장을 염두에 둔 부채 관리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3조 달러 규모로 성장한 미국 사모대출 시장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던지고 있다. 앤트로픽의 AI 도구가 기존 소프트웨어 시장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소프트웨어 기업을 주요 차입자로 둔 사모대출 펀드에 경고음이 켜졌다.

    최근 소프트웨어 기업 주가 급락과 함께 아레스, KKR, 블루아울, TPG 등 주요 사모대출 운용사들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UBS는 공격적인 시나리오에서 사모대출 시장의 부도율이 최대 13%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AI 대응이 늦은 기업과 선도 기업 간 격차가 사모대출 시장의 핵심 리스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관련 차입 급증과 레버리지 확대, 낮은 투명성은 이미 압박받던 사모대출 시장에 또 하나의 위험 요인을 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