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금품 흐름·로비 정황 집중 점검김 전 시의원 120여 건 통화 녹취 분석 중
  • ▲ 김경 전 서울시의원. ⓒ서성진 기자
    ▲ 김경 전 서울시의원. ⓒ서성진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공천을 둘러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의 로비 의혹 수사가 '황금 PC' 통화 녹취 분석으로 확대되고 있다. 해당 녹취에는 최소 9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름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31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김 전 시의원은 민주당 관계자들과 통화하며 공천과 관련해 접근 가능한 인물들을 거론했다. 다만 실제 로비가 실행됐는지, 단순한 개인적 발언에 그쳤는지는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찰은 녹취 내용과 금품 흐름을 대조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최근 PC 포렌식 작업을 마무리하고 120여 건의 통화 녹취 파일을 분석 중이다. 녹취에 등장하는 의원들은 모두 서울 지역구 소속으로, 일부는 김 전 시의원이 출마했거나 출마를 염두에 뒀던 지역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에는 당 지도부 인사나 공천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 상대는 양모 전 서울시의회 의장과 김성열 당시 노웅래 의원 보좌관, 민주당 서울시당 관계자 등으로, 이들과 공천 로비 대상과 접촉 방식 등을 논의한 정황이 녹취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시의원이 특정 의원과의 친분을 강조하거나, 다른 사건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의원의 이름을 언급하는 대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녹취에는 남녀 의원 1명씩을 거론하며 "금품을 받지 않는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금품 전달 정황이 확인된 인물은 양 전 의장이다. 경찰은 김 전 시의원이 그에게 수백만 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양 전 의장과 가까운 관계로 알려진 A 의원이 연루됐을 가능성도 수사 초반부터 거론돼 왔다.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김 전 시의원이 양 전 의장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해 A 의원에게 직접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A 의원은 김 전 시의원에게 "양 전 의장으로부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불법 행위는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 전 의장 역시 금품 수수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시의원은 경찰 조사에서 금품 전달 사실은 인정했지만, 공천 대가성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시의원 측 변호인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의 녹취 파일은 김 전 시의원이 과거 함께 일했던 보좌진의 PC에 저장돼 있던 자료다. 김 전 시의원이 업무를 마치며 PC를 포맷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