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007년 보완 지적에도 상부 보고·조치 없어野 "개항 우선이라 안전 문제 무시했나" 추궁경찰 압수수색 착수 … 로컬라이저 관련 34명 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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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유족들이 항공철도 사고조사위원회 위원의 발언을 지켜보며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무안국제공항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콘크리트 둔덕의 구조적 위험이 수차례 지적됐음에도 제대로 보고·조치되지 않았다는 증언이 국회 청문회에서 나왔다.22일 국회에서 열린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석암 전 서울지방항공청장은 "2004년 청장 재직 당시 로컬라이저 보완 문제를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이 전 청장은 "당시에는 공사 공정률 파악에 주안점을 뒀고 간부들과의 회의에서도 해당 문제를 들은 바 없다"며 한국공항공사가 보완을 요구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그러나 한국공항공사는 2004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로컬라이저 둔덕이 기준에 맞지 않는 장애물'이라며 보완 필요성을 지적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전 청장은 당시 시설 공사를 총괄 관리했지만 이러한 문제 제기가 상부에 전달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로컬라이저는 항공기가 활주로 중심선을 따라 착륙하도록 유도하는 핵심 시설로 무안공항에서는 콘크리트 둔덕 위에 설치됐다.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가 지난 1월 공개한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둔덕이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니었거나 존재하지 않았다면 항공기 충돌 시 대형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시뮬레이션 결과 분석됐다.무안공항 개항 당시인 2007년 서울지방항공청장을 지낸 장종식 전 청장 역시 청문회에서 둔덕 보완 요청을 수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상급 기관인 항공안전본부의 지시에 따라 개항을 준비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이에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은 "공항 개항이 우선이라 안전 문제를 무시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이날 청문회에서는 로컬라이저 개량 공사 과정에서 위험 구조물을 사실상 유지하도록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2020년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개량 설계를 맡았던 안세기술 이윤종 이사는 "현장 조사 과정에서 발주처로부터 기존 콘크리트 둔덕을 그대로 재활용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발주처가 어디냐는 질의에는 "한국공항공사"라고 답했다.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과업 내용서에는 착륙시설을 '부서지기 쉽게(frangible)' 설계하도록 명시돼 있었지만 둔덕은 그대로 유지됐다"며 "179명의 희생을 막을 수 있었던 유일한 기회를 발주처가 방치했다”고 비판했다.김 의원은 또 "2020년에는 정보통신 전문업체가 선정돼 토목 공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경찰 수사 지연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수사본부를 구성해 수사를 진행해왔으며 2020년 개량 공사와 관련해 일부 관계자들은 이미 입건됐다"고 밝혔다.전남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한국공항공사와 관계 기관·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으며 전·현직 국토교통부 공무원을 포함해 총 44명을 조사하고 있다. 로컬라이저 관련 피의자는 34명으로 파악됐다.유 직무대행은 "유가족들이 특히 로컬라이저 문제에 대해 궁금해하는 만큼 신속히 수사를 마무리해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유가족들의 호소도 이어졌다. 유가족 대표는 "국회에는 하루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일생의 하루"라며 "진상 규명은 단순한 원인 분석이 아니라 떠난 가족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한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국정조사 기간 연장을 요청하며 철저한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