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검열' 부활 위기 커져""언론 감시 및 표현 자유 억압 우려""취재원 신원 유출로 취재활동도 위축"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과, 언론 보도로 야기된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집권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표현과 언론의 자유가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보수 성향의 언론·시민단체가 유엔 등 4개 국제기구 등에 한국언론의 위기 상황을 알리는 탄원서(Petition)를 낸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정언론국민연대 등 5개 언론·시민단체는 21일 ▲국경없는기자회(RSF) ▲표현의 자유 증진 및 보호 UN특별보고관 ▲세계신문협회(WAN-IFRA) ▲국제언론인협회(IPI) 등 4곳에 해당 탄원서를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탄원에는 ▲공정언론국민연대 ▲미디어미래비전포럼 ▲미디어연대 ▲바른언론시민행동 ▲자유언론국민연합 등 5개 단체가 참여했다.

    5개 단체는 탄원서를 통해 한국의 언론자유 억압과 관련해 다음의 세 가지 사안을 중점적으로 제기했다.

    이들 단체는 첫째, 지난해 10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법' 제정 과정에서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를 사실상 정부 기구로 전환함으로써 '국가 검열'이 부활할 수 있는 위험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내 주요 언론과 여타 시민단체들 또한 정치 지향과 상관없이 공통된 우려를 제기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둘째, 지난해 12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한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부담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됐으나, 허위·조작정보의 판단 기준이 불명확해 사실상 언론의 감시 기능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악법이라고 이들 단체는 지적했다.

    이어 야당과 언론계 다수, 시민사회 진영의 강한 반대에도 정부와 여당이 법 개정을 밀어붙인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셋째, 최근 추진되고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경우, 기사뿐 아니라 사설과 칼럼에 대해서도 반론보도 청구를 허용하고, 법원의 요구가 있을 시 취재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도록 해 취재원의 신원 등 언론자유의 핵심적 보호 영역이 노출될 위험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국경없는기자회' 등 4개 국제단체는 2021년 한국 정부와 당시 집권 여당이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으로 언론통제를 시도할 당시 "해당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언론인들에게 '위축 효과(chilling effect)'를 초래해 비판적·탐사적 취재를 어렵게 만든다"며 법안 추진 중단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바 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문제 제기는 당시 언론중재법 개정 시도를 저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공언련 등 5개 단체 관계자는 "향후 사태의 전개에 따라 탄원 대상 국제기구와 참여 국내단체를 확대해 국제 청원 활동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