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갈등에 미·유럽 무역전쟁 우려유럽 증시 두 달 만에 최대 낙폭코스피 12거래일 연속 최고치 행진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 관세 부과를 압박하자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 관세 부과를 압박하자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EU차원의 경제 보복 수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FP 연합뉴스
    그린란드를 둘러싼 갈등이 미·유럽 간 무역전쟁 불씨로 번지며 글로벌 증시를 강타했다. 미국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유럽 증시는 급락했고, 미 지수 선물도 1% 안팎 하락하며 불안 심리를 반영했다. 세계 증시가 흔들리는 와중에 코스피만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위험한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우량주를 모은 유로스톡스50은 19일(현지시각) 전 거래일보다 1.72% 내린 5,925.62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8일 이후 약 두 달 만의 최대 낙폭이다. 

    국가별로는 독일 DAX는 1.33%, 프랑스 CAC40은 1.78% 떨어졌다. 영국 FTSE100은 -0.39%로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그린란드 사태의 직접 당사국인 덴마크 증시는 충격이 더 컸다. 덴마크 대표지수 OMXC는 2.73% 급락했다. 

    종목별로는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4.00% 하락했고, 아디다스(-5.17%), BMW(-3.83%), 메르세데스-벤츠(-2.38%) 등 독일 수출기업들이 줄줄이 약세를 보였다. 유럽 자동차주 지수는 하루 만에 2.2% 떨어지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이번 급락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발언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유럽 8개국에 다음 달 1일부터 관세를 10%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린란드 병합에 진전이 없으면 오는 6월 관세율을 25%까지 인상하겠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이들 국가는 이미 10~15%의 관세를 부담하고 있어 추가 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 선물 및 옵션 거래자들이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분주히 일하고 있다.ⓒ로이터
    ▲ 선물 및 옵션 거래자들이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분주히 일하고 있다.ⓒ로이터
    뉴욕증시는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데이'로 휴장했지만, 지수 선물은 모두 1% 안팎 약세를 보였다.

    유럽연합(EU)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EU는 1080억 달러 규모의 무역 보복안을 준비 중이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반강압 수단(ACI·Anti-Coercion Instrument) 발동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2023년 도입된 ACI는 EU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을 상대로 서비스·금융·지식재산권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무역을 제한할 수 있는 강력한 장치다. 실제 가동될 경우 이번이 첫 사례가 된다.

    독일·프랑스 등 추가 관세를 맞은 유럽 정상들은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협상을 시도할 예정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대서양 양안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 증시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는 1.32% 상승하면서 12거래일 연속 최고치 랠리를 이어갔다. 이는 코스피 역사상 두 번째로 긴 상승 기록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 당시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책을 완화하는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레이딩'이 재현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미·유럽 무역전쟁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세계 증시와 괴리된 코스피의 '위험한 질주'에 대한 경계론도 함께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