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고위서 친명·친청 공개 설전 벌어져친명, 鄭 연임 가능성 차단 '조건부' 제시친청계 "프레임 만드는 일 … 당원 정당 가야"강득구, "해당행위" 언급 박수현에 사과 요구朴 "발언권 침해 오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정청래 룰'로 불리는 1인 1표제 도입을 두고 친명(친이재명)·친청(친정청래) 진영 간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당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에서 1인 1표제를 두고 공개 공방을 벌이는 등 첨예하게 대립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 역시 1인 1표제 도입에 찬성하고 당원 주권이 확대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면서도 "다만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않았던 옛 선비의 지혜처럼 불필요한 오해를 사전에 차단하는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 최고위원은 "내용이 아무리 옳더라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정당성과 신뢰가 손상된다"며 "이번에 도입하되 적용 시점은 다음 전당대회 이후로 하는 것으로 당헌·당규를 개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재추진하는 1인 1표제를 둘러싸고 정 대표가 차기 총선 공천권을 거머쥐기 위해 연임 포석을 까는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자 불필요한 잡음을 사전에 제거하자는 것이다.

    결국 오는 8월 열리는 전당대회에서는 1인 1표제를 적용하지 말자는 취지로, 정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황 최고위원은 "지난달에 1인 1표제가 부결됐던 의미를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며 "선거 룰을 개정한 당사자들이 곧바로 그 규칙에 따라 선출된다면 셀프 개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친청계로 꼽히는 이성윤·문정복 최고위원에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 최고위원은 "이번 최고위원 보궐선거 과정에서도 1인 1표는 후보들이 모두 찬성했고 지난해 8월 당대표 선거 시기부터 이번 선거까지 충분히 공론화 됐다"며 "당원들의 요구에 따르는 당원주권정당으로 반드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최고위원도 "이제 와서 부차적인 이유로 이것을 다시 보류하거나 다시 문제를 삼는 것은 그동안 당원들에게 얘기했던 민주당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라며 "오늘 이 시간이 끝나면 당무위 회의가 열린다. 그런 과정에서 또 다른 제안을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차기 지도부부터 이것을 적용해야 된다느니 하는 것은 또 다른 프레임을 만드는 일"이라며 "당의 판단을 믿고 당원들의 판단을 저는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지난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진 이언주 최고위원이 두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전날 "해당 행위"를 언급한 박수현 수석대변인의 기자간담회 발언을 겨냥해 "토론을 적극 권장한다"며 "이런 토론을 일각에서 해당 행위 운운하며 '입틀막' 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당 대표의 뜻도 아닐 것이라고 믿고 우리 당직자들도 괜한 오해를 유발하지 않도록 유의해 주기를 바란다"며 "활발한 토론 끝에 현명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진영 간의 설전은 회의가 끝난 후에도 이어졌다. 친명계 강득구 최고위원은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을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그걸 '해당 행위'로 규정한다, 이게 말이 되나. 나 같은 사람에게 재갈을 물리겠다는 건가"라고 반발했다.

    강 최고위원은 박 수석대변인을 향해 공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박 대변인이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사과하지 않으면 최고위원 입장에서 용납이 안 되는 것"이라며 오는 21일까지 공식 사과를 하지 않으면 당일 최고위에서 공개 발언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강 최고위원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지난 16일 비공개 최고위 이후 친청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 공세를 받은 정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강 최고위원은 당시 '현 지도부 재출마 시 적용 여부까지 함께 당원 의견을 수렴하자'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한다.

    강 최고위원은 1인 1표제 도입은 동의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포석 의혹에 따른 불필요한 갈등은 제거해야 한다는 '조건부 찬성'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박 수석대변인은 전날 현안 기자간담회에서 당 지도부 내 이견 표출에 대해 "자칫 당권 투쟁으로 보일 수 있는 언행은 자제돼야 한다"며 "논란을 촉발시켜서 연일 당권 투쟁과 같은 기사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조금 더 가면 이것이 '해당 행위'라고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로부터 연임의 연자는커녕 'ㅇ'자마저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정 대표의 연임 의사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민주당은 최고위 직후 당무위원회를 개최해 '1인 1표제를 위한 당헌 개정안을 중앙위원회에 올리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부터 사흘간 당원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고 중앙위 투표는 다음 달 2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무위 결과를 발표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강 최고위원을 향해 공개 사과했다. 그는 "저의 어제 기자간담회 발언으로 강 최고위원께서 오해가 있으셨다면 그리고 본인의 발언권에 침해를 받으셨다고 생각하신다면 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박 수석대변인은 "그러나 최고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의결이 된 이후에 특정 언론을 통해서 최고위 의결 과정에서 있었던 내용이 속기록처럼 공개됐다"며 "이런 혼선으로 기사들이 양산되는 것을 보는 수석대변인 입장에서는 그런 과정에 대한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