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 11일 오후 5시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KBS교향악단, 오는 16일 오후 8시 잠실 롯데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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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휘자 로베르토 아바도와 정명훈.ⓒ국립심포니오케스트·KBS교향악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와 KBS교향악단이 새로운 음악감독과 함께 2026년의 문을 연다.국립심포니는 제8대 음악감독 취임연주회 '차갑고도 뜨거운'을 11일 오후 5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선보인다. 로베르토 아바도(71)는 2025년 4월 음악감독으로 선임됐으며, 지난 1일부터 3년 동안 국립심포니를 이끈다. 다비트 라일란트에 이어 악단의 두 번째 외국인 지휘자이기도 하다.그는 1일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기자들을 만나 "기악곡과 극음악을 모두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국립심포니의 강점"이라며 "3년의 임기 동안 세 가지 가이드라인을 두고 하나씩 이뤄갈 계획이다. 첫 번째는 낭만주의 작곡가 '멘델스존과 슈만', 두 번째 '괴테와 음악', 세 번째는 '셰익스피어와 음악'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겠다"고 설명했다.로베르토는 거장 클라우디오 아바도(1933~2014)의 조카로, 이탈리아 밀라노 명문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밀라노에서 아바도를 거치지 않으면 음악가로 입신하는 거 자체가 어려울 만큼 절대 권력을 과시했다. 그의 아버지 마르첼로(1926~2020)는 피아니스트이자 주세페 베르디 음악원장을 지냈으며, 할아버지인 미켈란젤로(1900~1979)는 밀라노 음악원장을 역임했다. -
- ▲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8대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로베르토 아바도.ⓒ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로베르토는 "삼촌뿐만 아니라 제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이탈리아에서 음악가로 활동했다. 할아버지는 1930년대 이탈리아에서 최초로 바로크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현악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며 "음악적 전통을 상속받은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클래식 음악이 탄생하고 발전한 이탈리아 음악에 대한 큰 자긍심을 느낀다"고 밝혔다.이어 삼촌에 대해 "그는 기적이자 천재, 위대한 지휘자였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삼촌은 실내악에 대한 관심이 컸고 음악에서 서로의 소리를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알려주셨다. 가족 구성원마다 취향은 다르지만 저는 그 유산을 이으면서 나만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음악을 하겠다"고 덧붙였다.로베르토는 뮌헨 방송교향악단, 파르마 베르디 페스티벌, 소피아 여왕 예술 궁전의 음악감독을 맡았으며, 현재 이탈리아 볼로냐 시립극장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 재직 중이다. 성악적 호흡에서 출발한 유연한 음악 운용과 극적 서사를 정교하게 조율하는 해석을 통해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다.이번 취임연주회에서는 레스피기 '환상적인 장난감 가게', 베르디 오페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3막 중 '사계', 로시니 오페라 '윌리엄 텔' 서곡을 들려준다. 아바도는 국립심포니와 2023년 오페라 '노르마', 지난해 3월 정기연주회 베르디 '레퀴엠'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그는 "지금 유럽은 영화, K-팝, 클래식, 패션 등 그야말로 한국앓이 중이다. 반세기 가까이 지휘하면서 전 세계 어디서나 작곡가, 연주자, 성악가 등 한국 음악가들을 만났다"며 "서울에서 1년 내내 음악 축제가 열리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서울은 이미 빈과 같은 국제적인 음악 도시로 발전해 가고 있다"고 전했다. -
- ▲ KBS교향악단 제10대 음악감독 정명훈.ⓒKBS교향악단
마에스트로 정명훈(73)은 KBS교향악단 창단 70주년인 1월부터 2028년까지 3년간 오케스트라를 진두지휘한다. 이번 선임은 KBS교향악단 음악감독추천위원회 심의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확정됐으며, 2025년 12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1998년 제5대 상임지휘자를 역임한 지 28년 만이다."외국 생활을 오래 해서 한국말을 잊어버린 적도 있었다. 그런데 늘 우리나라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다. 20년 전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맡았을 때는 올림픽 대회에 나가는 것처럼 목표가 확실했지만 이제 그럴 때는 지났다. KBS교향악단을 위해 음악가들을 사랑하고, 할 수 있는 만큼 많이 도와주겠습니다."KBS교향악단의 제10대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지휘자 정명훈이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KBS교향악단 창단 70주년' 기자회견에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마음껏 연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집중하겠다"며 포부를 다졌다.정명훈은 1969년 6월 이화여대 강당에서 열린 특별음악회에서 피아니스트로 협연하며 KBS교향악단과 첫 인연을 맺었다. 1972년에는 19살 나이에 KBS교향악단의 전신(前身)인 국립교향악단을 처음 지휘했다. 2021년 KBS교향악단 최초의 계관지휘자로 위촉되는 등 지난 몇 년간의 무대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를 견고하게 다져왔다.KBS교향악단은 정명훈과 함께 오는 16일 오후 8시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취임연주회를 개최한다. '불멸의 클래식(Timeless Classics)'이라는 표제처럼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아온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과 베토벤 교향곡 제3번 '영웅'을 들려준다.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가 협연자로 나선다.정명훈은 이탈리아 오페라극장 라 스칼라, 클래식 부산에 이어 KBS교향악단 3곳에서 음악감독을 동시에 맡게 돼 힘들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 "미국 등 다른 곳을 돌아다니는 걸 줄였다. 예전처럼 프로젝트에 일일이 신경 쓰지 않는다"며 "부산에서는 그간 오케스트라가 없었기 때문에 방향성을 잘 잡아줘야 하고, 라스칼라는 프로그램 책임자가 따로 있기 때문에 오케스트라 자체를 잘할 수 있게 지휘하면 된다"고 강조했다.KBS교향악단은 2026년의 비전 슬로건은 '70년의 선율, 계속되는 울림'으로 정했다. 이는 지난 70년간 쌓아온 예술적 성취와 사회적 책임을 기반으로, 클래식 음악이 삶 속에서 지속적으로 울려 퍼지는 미래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올해 발표된 주요 사업은 크게 △대표 프로그램 강화 △70주년 기념 콘텐츠 제작 △공공성 확대 △세계 교류 및 협업 확대 등 네 가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이승환 KBS교향악단 사장은 "지휘자님과 오랜 호흡을 맞춰오면서 짧은 시간에 소통하고, 공감대를 확인했다. 그의 명성과 경험이 저희 오케스트라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것"이라며 "KBS교향악단은 지난 70년 동안 한국 클래식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 왔다. 단원들의의 성장과 KBS교향악단이 세계 무대에서 위상을 강화하는 데 큰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