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 김경, 텔레그램 재가입하고 CES서 인증샷경찰 뒤늦게 입국 시 통보 조치 … 통신영장 신청"경찰이 권력자 눈치 봐 수사에 미적"
  • ▲ 김경 서울시의원이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MBC 뉴스 캡처
    ▲ 김경 서울시의원이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MBC 뉴스 캡처
    '더불어민주당 공천헌금 의혹'이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수사가 속도를 내지못하면서 경찰이 비판의 중심에 섰다. 

    경찰이 미적대는 사이 김 시의원은 미국으로 출국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관람하면서 엄지를 치켜올리는 '인증샷'까지 찍었다. 김 시의원은 기존에 사용하던 텔레그램의 계정도 탈퇴하고 재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거인멸이 의심되는 정황이다. 경찰은 김 시의원의 출국과 텔레그램 재가입 사실을 파악하고 뒤늦게 입국 시 통보 조치와 통신영장 청구를 했지만 비판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전널 김 시의원에 대한 통신영장을 신청했다. 

    ◆김경, 텔레그램 재가입하고 CES에서 엄지척

    수사기관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통신사업자로부터 피의자의 통화내역과 문자 메시지, 가입자 정보 등의 통신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 경찰은 김 시의원이 지난 7일 밤 10시49분 텔레그램 계정을 탈퇴하고 재가입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통신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은 계정을 탈퇴할 경우 기존 계정에서 이뤄진 대화내역과 공유하던 사진·파일 등이 모두 삭제된다. 

    김 시의원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었던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1억 원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는다. 지난달 29일 강 의원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이 같은 정황을 전달하는 내용의 녹취가 공개되면서 경찰에 고발장이 접수됐다. 경찰은 같은 달 31일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사건을 배당했다. 

    사건이 배당됐음에도 경찰은 김 시의원에 대한 강제수사나 출국금지 조치를 하지 않았다. 거대 여당의 원내대표와 정부의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까지 올랐던 정치인들이 연루된 대형 사건임에도 경찰이 즉각 수사에 착수하지 않으면서 정치권에서는 '봐주기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빗발쳤다. 

    그 사이 김 시의원은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 시의원측은 사건이 배당된 당일인 지난달 31일 '미국에 체류하는 자녀를 만난다'는 이유로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이후 김 시의원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행사장에서 관계자들과 웃으며 사진을 찍고있는 모습으로 다시 포착됐다. 흰색 모자와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CES 출입증을 목에 건 그는 사진을 찍으며 엄지까지 치켜들었다. 
  • ▲ 경찰. ⓒ뉴데일리 DB
    ▲ 경찰. ⓒ뉴데일리 DB
    경찰은 김 시의원측의 출국사실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지난 5일 뒤늦게 법무부를 통해 입국 시 통보 조치를 했다. 입국 시 통보는 수사기관이 특정인의 입국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법무부에 요청하는 행정 절차다. 

    ◆해외에서 증거인멸 … '골든 타임' 놓쳤나 

    경찰은 김 시의원과 귀국 일정을 조율 중이다. 김 시의원이 귀국하는 대로 출국금지 조치를 하고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출국한 김 시의원이 해외에서 증거를 인멸하고 있는 만큼 이미 수사의 '골든 타임'을 놓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 경찰이 통신영장을 신청했다고하더라도 휴대폰 통신기록의 조회 가능 기간은 1년에 불과하기 때문에 2022년에 이뤄진 공천헌금 전달 의혹에 대한 기록은 확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김 시의원이 실제 사용했던 휴대폰이나 PC를 확보해 포렌식을 해야하지만 그가 해외에 나가있어 수사에 진척이 보이지 않고 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저녁 10시 49분 김경 서울시의원이 텔레그램에 재가입했는데 기존 휴대폰을 없앴다는 뜻이다. 증거인멸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경찰이 권력자 눈치를 봐 출국금지를 미적거리는 동안 김경은 유유히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말 맞추고 증거인멸할 시간을 번 것이며 김병기, 강선우 의원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라며 "증거는 확보안하고 관련자 소환만 수사팀이 흘린다. 성역없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는 "김 시의원은 공천헌금 1억원 교부사실이 현직 민주당 의원인 강선우와 김병기 간의 녹취로 확인된 사안"이라며 "혐의도 상당하고 사안도 중하다. 출국금지를 미처 못했다면 체포영장 발부해 지명수배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입국시 통보 요청만 했다는 것은 김경의 범죄혐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사안도 경미하다고 경찰이 판단한 결과"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