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화제성은 높으나 실력이 기대 이하 공격력은 좋으나 수비력은 낙제점인쿠시가 뛴 3경기에서 정관장 3패
  • ▲ 정관장 인쿠시는 공격력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수비력에서는 낙제점을 받았다.ⓒ연합뉴스 제공
    ▲ 정관장 인쿠시는 공격력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수비력에서는 낙제점을 받았다.ⓒ연합뉴스 제공
    V리그 여자부에 인쿠시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종영한 예능 프로그램 '신인감독 김연경'에서 '배구 여제' 김연경의 신뢰 속에 팀 주축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몽골 출신 인쿠시. 그가 V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인쿠시가 정관장 유니폼을 입었다. 

    정관장이 부상을 당한 기존의 아시아 쿼터 선수인 태국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위와 이별한 후 인쿠시를 영입했다. 지난 8일 공식 발표됐다. 

    국내에 많은 팬을 보유한 인쿠시다. 그가 등장하는 곳마다 열기는 뜨겁다. 인기와 화제성은 단연 V리그 최고다. 그러나 인쿠시 열풍은 냉정한 현실 앞에 서 있다. 이슈는 크게 받고 있지만, 냉정하게 인쿠시의 실력은 기대 이하다. 공격력은 그나마 조금의 기대를 할 수 있지만, 수비력은 낙제점이다. 

    프로 세계에서 실력이 받쳐주지 않는 이슈와 화제성은 힘을 금방 잃을 수밖에 없다. 오래가지 못한다. 빨리 식는다. 지금 인쿠시 상황이 그렇다. 인쿠시가 합류한 후 3경기를 뛰었고, 정관장은 3패를 당했다. 모두 졌다. 

    수비 불안이 만천하에 알려진 터라 상대는 이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인쿠시가 등장하면 구멍이 생기고, 정관장은 흔들린다. 그리고 패배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쿠시 열풍은 뜨겁지만 경기력과 성적으로 인쿠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정관장이다. '인쿠시 딜레마'다. 

    실제로 지난 19일 GS칼텍스와의 데뷔전에서부터 불안한 모습이 드러났다. 

    그는 데뷔전에서 서브 에이스 1개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11점을 뽑았다. 공격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공격 성공률은 33.33%였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특히 리시브가 불안했고, 잦은 범실을 저지르며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범실 7개에 리시브 효율은 6.06%로 저조했다. 정관장은 1-3으로 졌다. 

    지난 25일 열린 현대건설과 두 번째 경기에서 인쿠시는 공격에서도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3득점에 그쳤고, 공격 성공률은 17.65%에 불과했다. 리시브 불안은 여전했다. 리시브 효율은 4.76%. 정관장은 현대건설에 2-3으로 졌다. 
     
    28일 IBK기업은행과 세 번째 경기. 인쿠시는 조금 살아났다. 8득점을 해냈고, 공격 성공률을 46.67%까지 끌어 올렸다. 하지만 팀은 또 졌다. 수비와 리시브에서 약점을 확연하게 드러내며 2세트 이후 기용되지 못했다. 리시브 효율이 23.81%로 올랐지만, 정관장은 또 졌다. 기업은행에 1-3으로 무너졌다. 

    인쿠시가 출전한 3경기 전패다. 정관장은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인쿠시가 등장하면 항상 상대는 '같은 전략'을 쓴다. 기업은행이 그런 것처럼 서브로 인쿠시를 집중 공략한다. 그러면 불안한 리시브로 정관장 수비는 흔들린다. 동료 선수들이 인쿠시를 백업하는 과정에서 부담이 늘어난다. 그러면 팀 전체가 격하게 흔들리게 된다. 결국 팀 안정을 위해 인쿠시를 기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인쿠시의 인기는 팀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만, 인쿠시의 경기력은 플러스 요인으로 볼 수 없다. 인쿠시를 포함한 정관장 구성원 모두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안타깝게도 리시브 등 수비 불안은 단시간에 해결활 수 없는 일이다. 정관장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인쿠시는 선발로 나가야 한다. 아직 연습이든 실전이든 기회나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굉장히 기대감들이 큰 걸 알고 있지만 적응이 분명히 필요하다. V리그가 쉬운 리그가 아니다.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사랑으로 지켜봐 준다면 분명히 잘 해낼 것이다. 요즘 인쿠시를 보러 경기장에 와주시는 분들도 정말 많은데, 선수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인쿠시의 리시브 약점에 대해서 고 감독은 "리시브라는 게 쉬운 기술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숨기고 못 하게 하면 결국 그 선수는 반쪽짜리 선수가 된다. 계속해서 믿고 기용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인쿠시 딜레마'를 풀 수 있는 방법은 나와 있다. 수비다. 리시브다. 인쿠시 스스로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누가 대신 해줄 수 없다. 인쿠시가 이를 극복해내지 못한다면, '인쿠시 딜레마'의 힘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인쿠시 열풍'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