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BMW·벤츠 영업익 75.7% 급감고급차 라인업 부진…美 관세정책, EV 투자비용 영향최대 시장 중국서 고전…점유율 2012년 이후 최저
  • ▲ 독일 볼프스부르크의 폭스바겐 공장. 출처=AFPⓒ연합뉴스
    ▲ 독일 볼프스부르크의 폭스바겐 공장. 출처=AFPⓒ연합뉴스
    불황에 빠진 독일 자동차 업계의 위기가 심상치 않다.

    독일 현지 언론들은 독일 주요 자동차 업체의 영업이익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컨설팅업체 EY가 전세계 19개 완성차 업체 재무자료를 분석한 결과, 폭스바겐·BMW·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자동차 3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합계 17억 유로(2조9500억원)로 2009년 3분기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3사 영업익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75.7% 급감했다.

    일본 업체들의 경우도 지난 1년 사이 영업익이 29.3% 줄었고, 같은 기간 미국과 중국 업체들도 각각 13.7%의 감소를 보였지만 감소 폭은 독일 업계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EY는 △고급차 라인업 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 △부정적 환율 효과 △전기차 투자비용 △구조조정 비용 등을 영업익 급감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요인들이 독일 자동차 업체들에 '퍼펙트 스톰' 몰고 왔다는 진단마저 나온다.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특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산업이 크게 성장한 데다, 경기 둔화가 겹쳐 중국 소비자들이 독일산 고급차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자동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20년 3분기 39.4%에서 올해 3분기 28.9%로 줄었다. 2012년 이후 최저치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의 고가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는 중국 내 대리점을 144곳에서 80곳으로 줄였다.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수익성 악화에 따라 대대적 구조조정과 함께 내연차 라인업을 다시 강화하며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고 있다.

    독일 정부도 유럽연합(EU)에 2035년부터 역내에서 내연차 판매를 전면 금지한다는 계획을 철회하라고 압박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