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2번의 월드컵 개최두 번의 조별리그에서 4승 2무로 무패 행진고지대, 폭염, 압도적 응원으로 원정팀의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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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명보호가 훔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멕시코 격파에 나선다.ⓒ뉴시스 제공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나서는 홍명보호에게 가장 위협적인 적은 단연 멕시코다.한국은 A조에 편성됐고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 플레이오프 D(덴마크·북마케도니아·체코·아일랜드)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의 멕시코. A조에서 한국(22위)보다 유일하게 FIFA 랭킹이 높은 팀이다.'꿀조'라는 평가가 지배하는 가운데 A조 최강 멕시코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조별리그 성적표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멕시코는 '개최국'이다. 이점이 가장 큰 두려움,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멕시코의 황금기가 지났고, 슈퍼스타도 없고, 과거에 비해 약해졌다는 평가가 지배하고 있는 상황. 그렇지만 개최국 멕시코는 다르다. 그 어떤 팀보다도 강했다. 월드컵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멕시코는 2026 북중미 월드컵 개최로 역대 '세 번째' 월드컵 호스트가 됐다. 첫 번째는 1970 멕시코 월드컵. 그리고 두 번째가 1986 멕시코 월드컵이다. 두 번 모두 단독 개최했다.두 번의 홈 월드컵에서, 특히 조별리그에서 멕시코는 절대 최강의 위용을 드러냈다.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었다.1970 월드컵 1조에 속한 멕시코는 1차전에서 소련과 0-0으로 비긴 후 2차전에서 엘살바도르는 4-0으로 대파했고, 3차전에서 벨기에를 1-0으로 잡았다. 멕시코는 2승 1무로 소련과 함께 동률을 기록했고, 다득점에서 밀려 조 2위로 8강에 올라섰다. 8강에서 당대 최강 중 하나인 이탈리아에 패배하며 대회를 마쳤다.1986 월드컵에서도 무패 행진은 이어졌다. B조 1차전에서 벨기에에 2-1 승리를 거둔 후 2차전에서 파라과이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리고 3차전에서 이라크를 1-0으로 격파했다. 멕시코는 2승 1무, 조 1위로 16강에 안착했다.16강에서 불가리아를 잡은 후 8강에서 또 당대 최강 중 하나인 서독을 만나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탈락했다.두 번의 홈 월드컵 조별리그 성적은 4승 2무. 압도적 기세로 토너먼트로 진입했다. 당대 최강의 팀을 만나 무너지기는 했지만, 홈에서 강한 멕시코의 저력은 숨길 수 없었다. 멕시코를 꺾은 두 팀, 1970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는 준우승, 1986 월드컵에서 서독도 준우승을 차지했다.멕시코가 홈 월드컵에서 강한 이유는 우연이 아니다. 멕시코 축구팀의 경쟁력도 있었겠지만, 더욱 결정적인 요소가 있다. 바로 '환경'이다. 멕시코는 '원정팀의 지옥'으로 만드는 '스리톱'을 갖췄다. 바로 고지대, 폭염, 극렬한 홈 관중이다.1970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3경기는 모두 같은 경기장에서 열렸다.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아스테카다. 이 경기장은 해발 2200m에 위치한 고지대 경기장. 고지대에 익숙한 멕시코, 고지대에 당황한 원정팀의 경기력은 달랐다. 이런 강점을 잘 알고 있는 멕시코. 1986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도 모두 이 경기장에서 펼쳐졌다.고지대에 날씨가 어시스트를 했다. 6월 멕시코 현지 기온은 최고 41도까지 치솟는다. 또 6~10월은 우기여서 비까지 많이 내려 고온다습하다. 축구를 하는데 있어서 최악의 환경이다.원정 지옥의 '화룡점정'은 극력한 홈팬들이다. 개최국 3국 중 멕시코가 가장 두려운 결정력 이유다. 미국과 캐나다 팬들은 축구를 즐기는 문화. 멕시코는 '전쟁' 그 자체다. 축구를 대하는 자세의 본질이 다르다. 뜨거운 열기와 격렬한 응원 문화는 멕시코 축구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다.두 번의 멕시코 월드컵 조별리그가 열린 에스타디오 아스테카는 10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아메리카 대륙 최대 경기장 중 하나다.1970 월드컵 당시 소련전에 10만 7000명, 엘살바도르전 10만 3000명, 벨기에전 10만 5000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1986 월드컵에서는 벨기에전 11만명, 파라과이전 11만 4600명, 이라크전 10만 3763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이들의 일방적인 멕시코 응원 함성은 원정팀에게는 그야말로 지옥 그 자체다. -
- ▲ 한국과 멕시코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격돌하는 아크론 스타디움.ⓒ아크론 스타디움 SNS
멕시코와 일전을 치러야 하는 홍명보호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멕시코와 A조 2차전이 열리는 장소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아크론 스타디움이다. 이 경기장은 해발 1571m 고지에 위치해 있다. 고지대를 적응하지 못하면 패배할 것이 뻔하다.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아크론 스타디움은 수용 규모가 약 5만명 정도라는 것이다. 10만 관중의 압도적인 멕시코 목소리는 피할 수 있게 됐다.한국이 만반의 준비를 한다면,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멕시코 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멕시코를 격파하는 새역사를 쓸 수 있다. 멕시코의 홈 월드컵 청옹성을 깨는 것이다. 또 한국은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멕시코전 승리도 노린다. 1998 프랑스 월드컵 1-3 패배를 시작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1-2 패배까지 월드컵에서 멕시코를 만나 한국은 승리한 적이 없다.홍명보 감독 역시 고지대, 폭염, 홈팬들의 광기 등에 대비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베이스캠프 후보지를 둘러보고 지난 13일 귀국한 홍 감독은 "조금 더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기후적인 측면과 고지대 적응, 이동 거리 등을 베이스캠프 선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이어 그는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해발 1500m에서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다. 고지대에 일찍 들어가서 훈련하는 것에는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하고 같이 상의해서 결정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홈팬들의 광기에 대해서도 "홈팀의 이점은 매우 크다. 우리도 경험해 봤지만, 2002년도에 한국이 그렇게까지 잘할 거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 멕시코 같은 국가를 상대로는 우리가 어려움을 많이 겪을 거라 생각한다. 축구 팬들의 열기도 뜨겁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지만, 그런 부분을 염두하고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