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 도로·폭우땐 빗물저장하는 복합터널 시찰말레이 정부 "15년간 빗물저장 115회 가동…연 800억 원 경제효과"오세훈 "강남·광화문·도림천에 대심도 터널 추진 중"
  • ▲ 오세훈 서울시장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출장기자단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 오세훈 서울시장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출장기자단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폭우 시 침수 피해를 막는 빗물배수터널 정책을 참고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복합터널을 찾았다.

    현지시간 8일 오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찾은 오 시장은 도심 침수와 교통 체증을 동시에 해결한 복합터널 'SMART'를 둘러보고 운영기관으로부터 현장 설명을 들었다.

    SMART는 'Stormwater Management And Road Tunnel'의 약자로, 지하 20~40m에 조성된 총연장 9.7㎞ 복합 터널이다. 평상시에는 차량이 통행하고 폭우 시에는 터널 전체가 거대한 수로로 전환된다. 폭우 시 저류 가능 용량은 300만 톤이다.
  •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복합터널 'SMART' 단계별 운영방식 ⓒ서울시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복합터널 'SMART' 단계별 운영방식 ⓒ서울시
    말레이 정부는 클랑강 범람과 도심 교통난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2007년 이 시설을 완공으며 2022년까지 15년간 총 115회 배수 목적으로 활용됐다. 말레이 정부는 이를 통해 연간 약 800억 원의 경제 효과를 본다고 추산한다.

    오 시장은 "쿠알라룸푸르도 몇 차례 큰 물난리를 겪고 나서야 이 터널을 만들었다"며 "서울도 2007년 이 같은 대심도 터널을 진작에 시작했더라면 비 피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현재 강남역, 광화문, 도림천 일대 등 3곳에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조성 중이다. 이 터널은 지하 40~50m에 설치돼 집중호우 시 빗물을 일시 저장했다가 방류하는 도심 속 물탱크 역할을 할 예정이다.

    시에 따르면 이미 완공된 양천구 신월 빗물저류터널은 지난 5년간 33회 가동돼 총 104만 톤을 저류하며 조성 후 단 한 건의 침수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오는 2030년까지 강남·광화문·도림천 터널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총 132만8천 톤의 빗물을 저장될 수 있는 규모다. 

    이와 별개로 추진 중인 이수∼과천 복합터널은 왕복 4차선 차량용 도로 아래 대심도 공간을 활용해 최대 42만4천 톤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다만, 말레이시아의 SMART처럼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 터널 자체를 수로로 전환하는 방식은 서울에서는 도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복합 기능을 갖추려면 터널 양쪽 입구에 대형 저류조를 둘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 서울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지금 설계대로만 완성된다면 사당역 일대 등 상습 침수 지역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