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경보 최고 등급…피해 규모 늘어날 듯고층 건물서 탈출 못한 주민도 있어
  • ▲ 26일(현지시각) 오후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에서 불이 나 일대에 붉은 연기가 번지고 있다. 출처=APⓒ연합뉴스
    ▲ 26일(현지시각) 오후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에서 불이 나 일대에 붉은 연기가 번지고 있다. 출처=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각) 홍콩의 아파트 단지에서 큰 불이 나 최소 36명이 숨졌다.

    연합뉴스는 AP 통신·로이터 통신·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을 인용해 이날 오후 2시 52분경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주거용 고층 아파트 단지인 '웡 푹 코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화재가 난 단지는 2000가구에 약 4800여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행정수반인 존 리 행정장관은 27일 새벽 "현장의 화재는 기본적으로 통제됐다"며 "화재로 (소방관 포함) 최소 36명이 사망하고 279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리 장관은 "이번 화재를 극도로 중시하고 있고, 현재 우선 업무는 화재 진압과 부상자 구조"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29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가운데 7명은 위중한 상태라고 전했다.

    소재 파악이 안된 주민, 고층 건물에서 탈출하지 못한 주민들도 있어 인명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번 화재로 홍콩 당국은 이날 오후 6시 22분경 최고 등급인 5급으로 경보 단계를 격상했다. 5급 경보는 4명이 사망하고 55명이 다친 2008년 몽콕 콘월 스트리트 화재 이후 처음이다.

    현장에는 소방차 128대와 앰뷸런스 57대가 동원됐다.

    불은 아파트 단지 4개 동으로 번졌고 홍콩 당국은 관광버스를 투입해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인근 학교 건물 등이 임시 대피소로 개방됐으며 약 700명이 수용됐다.

    화재 당시 건물은 1년 넘게 대규모 보수 공사 중이었으며,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공사용 안전망으로 불이 번지면서 대형 불기둥이 치솟았다.

    일부 주민들은 SCMP에 화재경보기가 불이 났을 때 작동하지 않았다며 한밤중이었다면 더 큰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