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날씨뉴스에 민주당 연상 '파란 1' 등장22대 총선 선방위, 날씨뉴스 '관계자 징계' 의결서울행정법원, 제재취소 소송서 'MBC 승소'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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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이하 '선방위')가 "MBC가 기상 예보를 전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과 민주당의 총선 기호인 '숫자 1'을 강조하는 방송을 해 유권자들의 합리적 판단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며 지난해 4월 의결했던 법정제재(관계자 징계)를 법원이 전면 취소하는 결정을 내려 논란이 일 조짐이다.
- ▲ 지난해 2월 27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 날씨뉴스 화면 캡처.
26일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이날 서울행정법원 제8부는 MBC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제재조치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 "파란 숫자 1 … 민주당 연상돼"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해 2월 27일 'MBC 날씨' 코너에서 "서울 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1㎍/㎥(세제곱센티미터 당 마이크로그램)이었다"며 이례적으로 사람 키 높이의 파란색 숫자 1을 대형 그랙픽으로 제작해 방송했다. 나아가 진행자는 손가락을 '1' 모양으로 만들어, 1을 수차례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그래픽과 함께 등장한 기상캐스터는 자신의 옆에 서 있는 숫자 1을 바라보며 "지금 제 옆에는 (제) 키보다 더 큰 1이 있다. 1, 오늘 서울은 1이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1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검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방송 직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MBC의 불공정보도를 심의해 달라'는 민원이 빗발쳤고, 국민의힘은 "총선이 42일 남은 시점에 '파란색 숫자 1'이 뉴스에 등장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무언가를 연상하기에 충분해 보인다"며 '사전선거운동' 의혹을 제기했다.
◆ "날씨 보도에 '정치적 의도' 전혀 없어"
사내 안팎으로 논란이 커지자 MBC 뉴스데스크는 이틀 후 <"미세먼지 1"‥왜?>라는 제하의 해명성 리포트를 내고, 자신들의 날씨 보도에 정치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A기후환경팀장은 "여느 2월과 달리 미세먼지가 적고 공기질이 깨끗한 날이 계속된다 싶더니 실시간으로 대기정보가 전송되는 국립환경과학원 '에어코리아'에 그제 27일 서울 초미세먼지농도 최저값이 세제곱미터 당 1 마이크로그램까지 떨어졌다고 나타났다"며 "자치구별로 살펴봤더니 강동구와 강서구, 구로구, 금천구 등 서울 곳곳에서 오전 시간대 초미세먼지 농도가 1 이 기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2월에 초미세먼지 농도 세제곱미터 당 1 마이크로그램이 올 2월처럼 자주 관측되는 건 드문 일"이라고 강조한 A팀장은 "이에 '뉴스데스크' 날씨 코너 기획 회의에선 이를 부각해 설명하기로 했다"며 "날씨 정보에 그날의 초미세먼지 농도 극값을 내세우는 건 종종 해왔던 일"이라고 주장했다.
◆ "환경부 지침과 다른 예보, 정치적 의도 의심"
이후 같은 해 4월 4일 열린 제22대 선방위 13차 심의에서 권재홍 위원은 "당시 환경부 산하 환경공단 에어코리아 발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 미세먼지 농도 평균치는 9였다"며 "미세먼지 농도 1은 서울 25개 구 가운데 불과 4개 구에서만 나타났고, 그것도 하루 24시간 가운데 4시간에 한정된 일시적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MBC가 서울 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1이라고 보도한 것은 명백히 오보"라며 "이런 상황에서 신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민주당 기호를 연상하는 대형 1자 형태의 그래픽을 썼다는 건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최철호 위원은 "MBC가 해명의 근거로 제시한 환경부 산하 기관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날씨보도는 숫자가 아니라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 등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서술형 단어로 돼 있다"며 "굳이 숫자로 표기한다면, 자료에서는 미세먼지를 0~30마이크로그램, 30~60마이크로그램, 60마이크로그램 이상 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MBC 날씨보도는 환경부 산하 기관의 발표 방식을 충실히 따른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심의를 마친 선방위는 MBC 날씨뉴스에 대해 법정제재인 '관계자 징계'를 최종 의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