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발생한 두 여성 살인 사건피의자 2015년 사망해 종결 예정경찰, '엽기토끼 사건'과는 무관
  • ▲ 2005년 서울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 발생 당시 현장.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
    ▲ 2005년 서울 신정동 연쇄살인 사건 발생 당시 현장.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
    '신정동 부녀자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20년 만에 특정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21일 브리핑을 열고 2005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일대에서 발생한 부녀자 연쇄살인 사건의 피의자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씨는 2015년 사망해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처리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2005년 6월과 11월 양천구 신정동 주택가 골목에서 20대 여성과 40대 여성이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이다. 두 여성은 목이 졸려 숨졌고, 머리에는 검은 비닐봉지가 씌워졌으며, 몸은 쌀포대나 돗자리에 끈으로 묶여 있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 8년간 수사를 이어갔지만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2013년 미제로 전환됐다. 이후 2016년 서울경찰청 미제사건 전담팀 신설과 함께 재수사가 시작됐다.

    수사팀은 피해자 시신에서 모래가 발견된 점에 주목해 2005년 서남권 공사현장 관계자와 신정동 전·출입자 등 23만 명을 수사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1514명의 DNA를 채취해 대조했지만 일치하는 유전자는 나오지 않았다.

    또 범인이 조선족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국 국가 데이터베이스와도 대조하는 등 국제공조 수사도 진행했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경찰은 수사 대상을 사망자 56명까지 확대했다. 사건 당시 신정동 한 건물에서 관리인으로 근무한 전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하지만 전씨는 2015년 사망 후 화장 처리돼 유골 확보가 불가능했다. 경찰은 전 씨가 생전 거주했던 경기 남부권 병의원 등을 탐문해 검체를 보관 중인 병원을 찾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전 씨의 검체와 연쇄살인 사건 증거 DNA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경찰은 일명 '엽기토끼 사건'과 이번 사건이 동일범 소행이라는 추측이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엽기토끼 사건'은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여성 납치 사건과 관련해 생존 여성이 "숨었던 범인 윗집 신발장에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고 증언해 붙은 명칭이다. 경찰은 "장소와 시기가 비슷해 혼동이 있었을 뿐, 두 사건이 연결된 정황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