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갈등도 엔화 약세에 영향日정부, 200조원 규모 경제대책 조율
  • ▲ 20일 도쿄 환율 현황판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7엔으로 표시돼 있다. 출처=AFPⓒ연합뉴스
    ▲ 20일 도쿄 환율 현황판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7엔으로 표시돼 있다. 출처=AFPⓒ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00조원 규모의 경제 대책 수립을 추진하면서 재정 악화 우려가 불거져 일본 장기국채 금리와 엔/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0일 일본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한때 1.8%까지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는 2008년 6월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30년물 국채 수익률도 전날 대비 0.03%P 올라 역대 최고인 3.37%를 기록했다.

    5년물 국채 수익률도 1.3%로 상승해 10년물과 마찬가지로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는 정부가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국채를 발행한 정부에 채무 변제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국채 수익률인 채권 금리가 낮아지고, 그렇지 않을 경우 금리가 오른다.

    닛케이는 "만기가 10년 넘는 초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금리가 급격히 오르고 있다"며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2엔 가까이 올라 이날 오전 11시 10분경 157.4엔대를 기록했다. 올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엔/유로 환율도 도쿄 외환시장에서 전날 종가 대비 1엔가량 상승했다.

    닛케이는 재정 확장, 금융 완화에 긍정적인 다카이치 내각의 경제 정책과 중일 갈등 장기화가 겹치면 일본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엔화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다카이치 정권에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한 것도 엔저 흐름을 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1조3000억엔(약 199조원) 규모의 종합 경제 대책을 이르면 21일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편성할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추가경정 예산안의 규모는 17조7000억엔(약 165조원) 정도로 전망된다. 2024회계연도의 13조9000억엔(약 129조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