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취임 7일만에 미일 정상회담 나서'공통분모' 아베 십분활용…아베 행정부 당시 직원도 대거 동원AP "트럼프, 다카이치에겐 칭찬 일색"…극진 환대 전략 통했나
  • ▲ 28일 일본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출처=로이터ⓒ연합뉴스
    ▲ 28일 일본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출처=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취임 7일 만에 성사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노벨평화상 등 '트럼프 맞춤형 카드'를 총동원하며 환심 사기에 나섰다. 방위비 증액, 관세 합의에 따른 대미 투자와 관련해 미국의 압박을 받는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8일 일본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첫 대면한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양국 동맹 관계를 강조하며 약 40분간 회담을 진행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진행 중인 미국 월드시리즈 3차전 LA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야구 경기 이야기로 대화의 물꼬를 텄다.

    이어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내년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에 벚나무 250그루를 워싱턴 D.C.에 선물하고, 같은 날 일본 아키타현에서 불꽃놀이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공통분모'인 아베 전 총리를 매개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골프를 매개로 친분을 다진 아베 전 총리를 적극 활용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총리가 내게 당신(트럼프 대통령)의 역동적인 외교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다"며 인연을 강조했다.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022년 7월 총격 사건으로 사망한 아베 전 총리의 정치적 후계자를 자처하는 인물이다.

    이날 회담에는 아베 전 총리 통역으로 활동했으며 과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작은 총리'로 불린 것으로 알려진 다카오 스나오 외무성 일미지위협정실장이 통역을 맡는 등 2019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국빈 방문 당시 근무한 직원들도 대거 동원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골프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의 금박 기술을 활용한 '황금 골프공'과 함께 아베 전 총리가 사용했던 골프 장비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전 총리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을 맞추고 칭찬하며 극진히 대접하는 '오모테나시' 전략으로 각별한 관계를 맺었다.

    오모테나시는 일본 특유의 환대와 챙김의 개념을 이르는 말이다. 아베 전 총리의 외교 전략으로 유명하다.

    아베 전 총리의 정적인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도 지난 2월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 비위를 맞추는 아베 전 총리의 오모테나시 전략을 구사했다.

    이날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선물로 꼽힌다.

    이날 다수의 일본 언론들은 회담에 앞서 다카이치 총리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는 뜻을 직접 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를 향해 "우리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동맹"이라고 말해 강력한 미일 동맹을 재확인했다.

    AP 통신은 과거 정상회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방에게 공개적으로 핀잔을 준 적도 있으나, 이날 다카이치 총리에게는 칭찬 일색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회담장 외부에는 미국 포드의 픽업트럭 F-150과 미국에서 생산된 도요타 자동차가 전시됐다. 일본 정부가 포드 F-150 트럭 100대를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당 차량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볼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또한 도쿄의 명소인 도쿄타워, 스카이트리, 도쿄도 청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맞아 28일까지 성조기의 색상인 빨간색, 파란색, 흰색 조명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