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력 재편 구상 본격화…조선산업 재건 명분 내세워전문가 "상징성 크지만 실현까지 수년 소요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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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 14번 부두에서 열린 미 해군 창설 250주년 기념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해군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해군 함대 창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행정부가 해군력 증강을 통해 태평양 전략의 주도권 회복에 나서는 한편 자국 조선산업 부흥을 병행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은 전·현직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백악관과 해군 고위 관계자들이 기존 함정 구성을 대체할 신형 함대를 만드는 초기 논의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미 해군은 이 프로젝트에 ‘황금 함대’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선호가 반영된 명칭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골든 돔, 골든 카드 등 황금이 들어간 정책 브랜드를 선호해왔다.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식 전함의 외형과 기술에 불만을 보여왔으며 이번 계획에도 직접 관여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그는 최근까지 해군 관계자들과 신형 전함의 설계 방향과 디자인을 여러 차례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 14번 부두에서 열린 미 해군 창설 250주년 기념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황금 함대는 장거리 미사일을 탑재한 대형 전투함과 소형 호위함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특히 차세대 중장갑 전함 건조 논의가 핵심이다.이 군함은 배수량 1.5만~5만t 규모로 극초음속 미사일 등 최신 무기를 기존 구축함이나 순양함보다 훨씬 많이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미 해군 창설 250주년 기념식에서 "우리는 더 많은 함정을 설계하고 있으며 해군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함정이 건조 중"이라고 강조했다.해군력 증대가 단순한 무기 경쟁이 아니라 조선산업 재건이라는 경제적 의미도 담고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미 행정부의 구상은 급속히 함정을 늘리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중국은 최근 10년간 항공모함·구축함 등 신형 군함을 대거 진수하며 해상 전력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전문가들은 미국의 군함 설계가 느린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상징적 프로젝트를 내세워 국내 제조업 부흥과 안보 명분을 동시에 노리는 것으로 분석한다.다만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브라이언 클라크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임기 내에 새 전투함의 실물을 볼 가능성은 낮다"며 "대형함보다 소형 호위함이 훨씬 빠르게 제작될 수 있다. 특히 외국 조선소와 협력하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마크 몽고메리 전 해군 장교는 "조선소 현대화와 정비 적체 해소에 대한 투자가 병행되지 않으면 이름만 바꾼 함대 재편은 무의미하다"며 "대대적인 함대 재구상 자체는 필요하지만 초대형 전투함이 정답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통령의 미적 감각이 군사적 효율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