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트북-항공기 엔진 등 광범위한 소프트웨어 규제 검토"中 희토류 수출통제에 맞대응…베센트 "G7과 공조 가능성"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기 싸움 팽팽…협상력 극대화 전략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하락세로 마감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자국 소프트웨어 기반 제품의 수출을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조치를 검토하자 투매가 나왔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강화한 데 따른 보복이다. 다음 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간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22일(미국 동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4.33P(0.71%) 떨어진 4만6590.41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5.95P(0.53%) 밀린 6699.40, 나스닥종합지수는 213.27P(0.93%) 하락한 2만2740.40에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에 소프트웨어가 새로운 카드로 등장하면서 냉각됐다.

    미국 정부는 노트북부터 제트엔진에 이르기까지 자국산 소프트웨어가 포함되거나 이를 기반으로 생산된 제품의 대중(對中)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미국 정부 관계자와 소식통들이 로이터에 밝혔다.

    이번 조치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도 확인했다. 베센트 장관은 "소프트웨어든, 엔진이든, 다른 어떤 것이든 수출통제가 시행된다면 주요 7개국(G7)과 공조 속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도입된 대러 제재와 유사한 방식이다. 다만 아직은 검토 단계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조치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미국 정부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강화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핵심 소프트웨어의 대중 수출을 통제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중국산 미국 수입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출통제를 11월1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로이터 소식통들은 해당 조치가 실제로 시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산 소프트웨어는 거의 모든 제품에 사용된다"면서 이번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과 미·중 무역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언급한 핵심 소프트웨어의 정의와 적용 범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다음 주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서로 수출통제 카드를 주고받으며 팽팽한 기 싸움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결국 이번 소프트웨어 수출규제 검토 또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압박전술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화당 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이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면서도 이달 말 한국에서 예정된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 막판까지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