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장중 6%대 폭락…"랠리 끝났다" vs "기술적 조정"올 들어 60% 상승한 금값…차익실현 매도세에 급락금 선물, 5.7% 내린 온스당 4109달러…은값도 7%대↓
  • ▲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한 귀금속 센터의 금화. 출처=APⓒ연합뉴스
    ▲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한 귀금속 센터의 금화. 출처=APⓒ연합뉴스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찍은 지 하루 만인 21일(현지시각) 장 중 6% 넘게 떨어지며 1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가 경신을 거듭하던 '금빛 랠리'가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연합뉴스는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값이 트라이온스당 4109.10달러로 전날 대비 5.74% 하락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금 상장지수펀드(ETF) SPDR 골드 셰어즈(GLD)는 6% 이상 하락했고, 반에크 골드 마이너스(GDX) 등금광 ETF는 모두 10% 안팎의 급락세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최근 몇 달간의 급등세가 과열 양상을 보인 만큼 '지연된 기술적 조정' 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니키 실스 MKS 팜프 연구원은 "6주 만에 1000달러가 오른 것은 비정상적이며 랠리가 이미 성숙기에 들어섰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제 금값은 랠리를 지속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60% 가까이 상승했다. 전날만 해도 현물 기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달러 강세, 미중 무역 긴장 완화 기대감, 인도 디왈리 시즌 종료로 인한 실물 수요 둔화 등이 겹치면서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나타난 큰 낙폭은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세 때문으로 보인다.

    금값이 단기간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해온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이 3분기 호실적을 이어감에 따라 투자심리가 회복되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약해졌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단기 차익 실현 성격의 매도세가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주 뒤 무역협상을 가질 예정이라는 소식도 투심을 자극했다.

    시장에서는 미중 관계가 완화하면 안전자산 선호가 줄어든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에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으로 자금을 옮기면서 금 매도세가 확대됐다는 것이다.

    수키 쿠퍼 스탠다드차타드 연구원은 "이번 하락은 기술적 조정에 불과하며,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달 새 금 투자자층이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이번 조정을 통해 시장의 내구성이 시험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폭락에도 불구하고 금값은 올해 들어 55% 상승한 상태다.

    한편, 이날 국제 은 현물은 전장 대비 7.6% 급락한 온스당 48.49달러에 거래돼 금 현물 대비 낙폭이 더 컸다.

    투자자들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집중하고 있다. 9월 CPI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오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