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통신 "20일 연정 합의서 서명…총리 선출 사실상 확정"
  •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연합뉴스.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과 제2야당 일본유신회가 연립정권(연정) 수립에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일본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선출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19일 교도통신 등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양당은 오는 21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총리 지명선거를 앞두고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 유신회는 다카이치 총재를 지명선거에서 지지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재와 유신회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가 20일 연정 합의서에 서명할 예정"이라며 "다카이치 총재의 총리 선출이 사실상 확정적"이라고 보도했다.

    유신회는 이날 오사카에서 상임임원회를 열고, 20일 의원총회에서 연정 참여를 공식 의결할 전망이다.

    일본 총리 지명선거는 중의원(하원) 표결 결과로 결정된다. 자민당(199석)과 유신회(32석)의 의석수를 합치면 231석으로, 과반인 233석에 근접한다. 여기에 자민당 출신 중의원 의장(1석)을 더하면 232석이 된다.

    자민당은 우익 성향의 '참정당' 등 소수 정당에도 협력을 요청하고 있어, 다카이치 총재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해 결선 투표 없이 총리로 선출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야당 단일화 협상은 사실상 결렬됐다.

    다만 유신회는 내각에 참여하지 않고, 각료를 배출하지 않는 '각외(閣外) 협력' 형태로 연정에 가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내각 구성원으로 직접 참여하는 '각내(閣內) 협력'보다 느슨한 형태다.

    요시무라 대표는 전날 TV 인터뷰에서 "정책 실현이 목적이며, 입각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밝히며 각외 협력 쪽으로 기운 태도를 보였다.

    닛케이는 "각료로 참여할 경우 정권 운영에 대한 공동 책임이 커지고, 내각 정책에 대한 일체감도 요구된다"며 "정책 충돌이나 불상사 발생 시 책임 공방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유신회 내에서는 각료 경험자가 마에하라 세이지(전 외무상) 의원 한 명뿐이라 경험 부족을 고려해 입각을 자제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유신회 지지율이 5% 전후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미숙한 인사가 내각에 참여할 경우 오히려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아사히신문은 "유신회 내부에서도 각내 협력보다 행동의 자유가 보장되는 각외 협력을 선호하는 기류가 강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다카이치 총재는 내각 출범 시 유신회 인사를 각료나 차관급 직위에 임명하지 않고, 대신 엔도 다카시 유신회 국회대책위원장을 총리 보좌관으로 임명할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 보좌관은 총리 관저에 상주하며 정책 조언 역할을 수행한다. 기존에는 대부분 총리 측근이나 관료 출신이 맡아 왔으나, 야당 인사를 등용하는 것은 이례적인 행보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