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35억 송파 아파트' 논란 해명 엇박자"재건축 전" 해명 … 당시 재건축 논의 활발"당신이나 아파트 팔고 주식 사라" 비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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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시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옹호해 온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5억 원대 송파 재건축 아파트를 보유한 사실이 알려지며 '내로남불' 논란에 휩싸였다. 김 원내대표는 "실거주였고, 재건축 논의 전이었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지만, 이미 단지 내에서는 추진 논의가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17일 정치권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가 소유한 서울 송파구 장미 1·2차 아파트는 2002년 8월 주민들 사이에서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었다. 서울 시정개발연구원이 2002년 2월 발표한 '서울시 여건에 적합한 공공주택 리모델링 적용방안 연구'에 따르면 당시 서울시는 입주 20년 이상 경과 아파트 중 시범사업 검토 대상 단지로 서울의 31개 아파트를 꼽았다.서울 시정개발연구원은 시가 운영하는 싱크탱크로 시정 주요 당면 과제에 대한 연구 및 학술 활동을 수행한다. 이들이 꼽은 리모델링 시범사업 검토 대상에는 송파구 장미 1·2차 아파트 등 19개 아파트가 이름을 올렸다. 이 아파트들은 재건축 보다는 리모델링이 더 해 볼만한 단지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하지만 당시 서울 시정개발연구원은 리모델링 시범사업 검토 대상에 오른 단지 중 일부가 이미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정개발연구원은 2002년 8월 20일 리모델링 시범사업 검토 대상으로 꼽았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 중랑구 면목 시영, 동대문구 청량리 미주, 송파구 장미 1·2차, 영등포구 시범ㆍ삼익ㆍ목화ㆍ대교ㆍ공작ㆍ한양, 용산구 원효로4가 산호 등 12개 단지에서 재건축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구성 중이라고 했다.추진위원회 구성은 사실상 재건축 사업의 출발점으로, 주민 동의율이 일정 수준 이상 모이면 공식 절차로 이어지는 단계다. 즉 김 원내대표가 장미아파트 8동으로 이사했을 시점인 2003년에는 장미아파트 재건축 논의가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는 뜻이다.장미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 논의가 일어나자 서울시도 화답했다. 서울시 고시에 따르면 2005년 장미아파트가 서울시 정비 구역으로 처음 지정돼 재건축 가능성을 높였다. 이후 2016년에서야 장미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인가를 받았고, 이 아파트는 2032년 경 4900세대 초고층 아파트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앞서 김 원내대표는 정부가 발표한 '10·15 부동산 대책'을 두둔하며 "수억, 수십억씩 빚을 내서 집을 사게 하는 것이 맞느냐. 빚 없이도 집을 살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 맞다"고 했다.또 "민주당은 정부와 합심해 불법 투기 행위를 철저히 막겠다. 무주택자와 청년의 주거 안정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덧붙였다.그러자 야권은 김 원내대표의 행보를 "말 따로, 행동 따로"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김 원내대표는 '우리는 이미 다 샀다. 이제부터 너희는 못 산다. 원래 세상은 불공평하니 억울하면 부자 돼라'라고 국민에게 말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김 원내대표는 재건축 노리는 장미아파트 대출 한 푼 없이 전액 현찰로 샀냐"고 했다.조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올해 3월 공개한 재산 내역을 보면 김병기 대표님은 잠실 장미아파트 45평을 보유하고 있다"며 "김병기 대표님, 제발 부탁드린다. 부동산 언급하려면 일단 갭투자 한 장미아파트부터 팔고 오라. 본인들은 강남 집 샀으니 청년들 주거 사다리는 걷어차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김 원내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부동산 논란이 커지자 "1980년 10월부터 부모님과 함께 장미아파트에 거주, 1998년 장미아파트 11동 구입 입주, 2003년 8동으로 이사 후 13년간 거주했다"며 "1998년 (최초) 구입과 2003년 이사할 당시는 재건축의 '재'자도 나오기 전"이라고 반박했다.이어 "11동 판 돈과 안사람이 알뜰살뜰 모아 놓은 돈으로 (8동 아파트를) 산 것"이라며 "13년 간 실거주했으니 갭투자와 거리가 멀다. 한 전 대표는 걸핏하면 정치 생명을 걸자고 하던데 걸 것인가. 다른 의원들도 글들 내리라"고 했다.하지만 업계에서는 "2000년대 초 강남 일대 '중층 아파트'들은 이미 재건축 기대감이 확산되던 시기였다"며 "장미아파트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김 원내대표의 해명에도 비판 여론은 더욱 들끓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그간 부동산 시장에서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를 독려해온 만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당신이나 장미아파트 팔고 주식 사라"는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야권도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실거주하지 않으면서 송파구에 35억 원짜리 아파트를 소유한 게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말하는 투기"라며 "국민의 주거 사다리는 박살 내놓고, 동작구 국회의원이 알뜰살뜰 모은 돈으로 송파구에 30억 넘는 아파트를 산 게 자랑이냐"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뭘 걸 것이냐고 했나. 수많은 청년이 내 집 마련에 인생을 걸었다. 수많은 국민이 주거 안정에 삶을 걸었다"며 "이번 부동산 계엄으로 그 꿈을 다 부숴 놓고 민주당은 우리에게 무엇을 더 걸라는 건가"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