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中 한화오션 제재, 한미 협력 약화 시도"김용범 정책실장·김정관 산업장관-백악관 OMB 국장과 조선업 협력 논의中, 대미 견제 더불어 한국 조선업에도 직격
  • ▲ 한화오션 한화필리조선소 전경. ⓒ한화오션
    ▲ 한화오션 한화필리조선소 전경. ⓒ한화오션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 5곳을 향한 제재를 발표한 데 대해 미국 국무부가 "민간 기업의 운영을 방해하고 미국 조선 및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한미 협력을 약화시키려는 무책임한 시도"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각) "중국의 행동은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의 미국 경제 협력 강화 중요성을 재확인시켜줄 것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중국이 한국을 강압하려는 오랜 패턴의 가장 최근 사례"라며 "우리는 대한민국과 굳건히 함께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미는 이날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양국 간 조선업 협력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논의에 나섰다. 한미 관세 및 무역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을 찾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은 이날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을 찾아 러셀 보트 OMB 국장과 만나 이같은 논의를 벌였다.

    한편, 앞서 14일 중국은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필리조선소, 한화쉬핑홀딩스, 한화쉬핑, HS USA홀딩스 등 한화그룹 조선·해운 계열사의 미국법인 5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이 이날부터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중국 해운사가 소유·운용하는 선박과 중국산 선박에 항만 서비스 요금을 부과한 데 대한 보복성 조치다.

    제재대상 중 한화필리조선소는 국내 조선업체 한화오션이 미국에서 인수한 첫 현지 조선소로, 한미 조선업 협력인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미국과의 협력을 적극 강화해온 한국 기업이 중국의 맞대응 대상이 되자, 제재 조치가 단순한 통상 보복이 아닌 전략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즉, 한화오션에 대한 중국의 제재는 대미 반격인 동시에 한국 조선업의 부상을 견제하는 효과까지 꾀했다는 분석이다.

    일단 조선업계는 이번 조치로 당장은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한화필리조선소나 한화쉬핑에 발주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한화오션의 실질적인 선박 건조는 국내 거제조선소에서 이뤄진다. 한화오션 제재는 심리적 압박에 가까운 셈이다.

    다만, 중국의 제재가 향후 기술 협력·하청 거래에까지 번질 가능성을 시사한 신호로 볼 수 있어 안심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의 외교적 조율과 산업안보 차원의 전략적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