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美 판매 약값' 타 선진국 수준으로 낮춘다미국 내 의약품 제조 위해 700억달러 투자도트럼프 "美, 세계서 가장 비싼 약값 내며 다른 나라 연구개발비 부담"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각)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제약사 화이자와 미국 내 가격 인하 합의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로이터ⓒ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각)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제약사 화이자와 미국 내 가격 인하 합의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 삼아 글로벌 제약사들을 향해 미국 내 판매 의약품 가격을 낮추도록 압박함에 따라, 화이자가 미국에서 판매할 신약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다른 제약사들도 유사한 합의를 트럼프 행정부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제약사들이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약값을 올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와 함께 연 브리핑에서 화이자가 앞으로 미국 시장에 출시하는 모든 신약을 최혜국대우(MFN)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MFN 가격은 제약사가 미국 외의 선진국에 적용하는 가격 중 최저 가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이자가 현재 유통되는 가장 인기 있는 약들을 50% 이상 대폭 인하한 가격에 판매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화이자는 미국에서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 700억달러(약 98조원) 투자에 나선다. 화이자는 미국에 투자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부과하기로 한 의약품 관세를 3년 유예받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제약사와도 유사한 합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7월 31일 트럼프 대통령은 17개 글로벌 제약사에 대해 60일 내로 미국 내 약값을 인하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르지 않을 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더 많은 제약사가 화이자처럼 미국 내 약값을 낮출 것이라면서 "세계는 (가격이) 약간 오르겠지만 우리는 엄청나게 내려올 것이고 이제 공정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약사들이 신약을 개발하는 데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쓰면서도, 그런 약들이 미국에서만 비싸게 판매돼 사실상 미국이 다른 나라의 약값을 보조한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불라 CEO는 "수년간 다른 부유한 국가들은 의료 혁신에 대한 공정한 몫을 부담하기를 거부했으며, 그 결과로 미국인들은 불균형한 비용 부담을 어깨에 져야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에 동조했다.

    이에 따라 향후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 유통되는 약값이 반대급부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