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 나경원 간사 선임 與 주도 부결 … 국힘 "헌정사 최악의 추태"

국민의힘 소속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16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간사 선임안이 부결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을 강력히 규탄했다. 

나 의원과 송석준·곽규택·신동욱·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야당의 협의권을 빼앗는 의회 독재를 자행했다"며 "헌정사 최악의 추태"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발언권을 통제하며 '입틀막'하는 것을 넘어 우리 당 상임위 대표 격인 간사마저 좌지우지하며 의회 독재를 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민주당은 아마 일사부재의 원칙(국회 회기 중 한 번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 내에 다시 발의하거나 심의할 수 없다는 원칙)을 얘기하며 간사 선임 안건을 더는 상정 못 한다고 운운할 것"이라며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간사 선임의 안건은 그 안건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면서 민주당의 의회 독재, 이제 멈춰 달라는 말씀드린다. 정말 자괴감이 드는 하루"라고 밝혔다. 

나 의원 간사 선임 건은 이날 오전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부결됐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민주당 법사위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나 의원 간사 선임 건을 무기명 투표에 부쳤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회의장을 떠났고, 간사 선임 건은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재석 10명 전원 반대로 부결됐다.

여야는 표결을 앞두고 나 의원의 간사 자격에 대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은 나 의원이 전날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재판에서 징역 2년을 구형받은 점, 배우자가 현직 법원장인 점 등을 문제 삼았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도 재판 진행 중 간사를 맡은 사례가 많다면서 다수 의석을 차지한 범여권 의견에 따라 간사 선임 건이 부결될 경우 헌정사 유례 없는 폭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 의원 간사 선임 건 부결 직후 곽규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상대 당이 간사 후보를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국회 운영의 기본 질서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행동"이라며 "법사위를 자기들 마음대로 주물러보겠다는 의도일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