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진 심야연극제' 다섯 번째 작품9월 18~24일 대학로 나인진홀 1관 공연
  • 늦여름 밤 무더위를 잊게 하는 '심야(深夜)연극제'가 대학로를 달구고 있다. 

    지난 6월 막을 연 '제1회 나인진 심야연극제'는 공연 제작사 나인진엔터테인먼트가 야심차게 기획한 '본격 피서(避暑) 연극제'. 이름 그대로 늦은 밤, 관객들의 깊은 감정선을 자극하는 공연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오는 11월까지 서울 대학로 나인진홀 1관(종로구 동숭길 47)에서 펼쳐지는 '나인진 심야연극제'는 '관객의 밤을 깨우는 강렬한 이야기'를 콘셉트로 총 10편의 작품이 참여한다.

    앞서 △극단 하이컴퍼니의 '백스테이지 △극단 줌의 '비밀의 집' △창작집단 교차로의 '1932 앙리에트 실종 사건' △스테이지블룸의 '문턱' 등 네 작품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막을 내렸고, △극단 에메트의 '버지니아 사건파일' △극단 예인의 '사막의 별' △나현우의 '상자' △컴퍼니연결의 '또 다른 오늘' △창작집단 아이아이의 '우리별' △극단 무이의 '청춘의 벽' 등 다양한 색깔의 여섯 작품들이 차례로 '심야연극제'의 밤을 채울 예정이다.

    지난 6일 스테이지블룸의 '문턱' 무대를 끝으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나인진 심야연극제'는 극단 에메트의 '버지니아 사건파일'을 시작으로 다시 관객들을 찾아간다.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공연되는 '버지니아 사건파일'은 영국 극작가 그웬돌린 피어슨(Gwendoline Pearson, 1921~1994)의 '버지니아 그레이의 초상(원제: 'Pilate Wasn't Jesting')'을 각색한 작품. 자신의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삼류 잡지 기자 딕 스미스가 미스터리한 인물 버지니아 그레이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그의 저택에 잠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버지니아 사건파일'은 관객들과 함께 진짜 버지니아가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게임 형식의 서스펜스 코미디다. 주인공 딕과 루스의 집요한 질문과 탐색은 관객들에게 버지니아의 참 모습과 진실을 발견하는 흥미로운 여정을 제공하며 진실에 대한 질문을 건넨다.

    앞서 임주현 정화예술대학교 융합예술학부 연기전공 교수가 '라이크 어 버진(Like a Virgin)'이라는 이름으로 각색·연출해 여러 차례 무대에 올렸던 이 작품은 정화예대 졸업생들이 결성한 신생 극단, 에메트에 의해 또다시 대학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버지니아 사건파일'의 연출을 맡은 왕은비 극단 에메트 대표는 2023년 '제1회 스타아트 연극제' 참가작 '라이크 어 버진'에서 버지니아 그레이 역으로 활약한 바 있다. 

    자신이 연출하는 '버지니아 사건파일'에서 또 한 번 이 배역을 맡게 된 왕은비는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세상에 절대적인 것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며 "저 역시 이 작품을 하면서, 어쩌면 보고 싶고 믿고 싶은 것들만 좇았던 저의 지나간 모습을 들여다보게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왕은비는 "언뜻 보기에는 유령이 등장하는 '괴기극'처럼 보이지만, 자료를 근거로 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을 통해 '객관적인 진실이란 게 과연 있을까'라는 화두를 던지려 한다"며 "나아가 우리가 보고 싶고 믿고 싶은 사실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며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는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정의의 사람들' '인간실격' '갈매기' '바냐삼촌' '라이크 어 버진' 등 다수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던 △강미래(딕 역) △조수빈(루스 역) △안유진(버지니아 그레이 1역) △왕은비(버지니아 그레이 2역) △김채은(버지니아 그레이 3역) △김주호(버지니아 그레이 4역) 등이 무대에 오를 예정. 

    '교수'와 '제자들'이 협업한 이 작품의 프로듀서는 극단 MARK117 대표를 맡고 있는 배우 서철이 맡았고, '라이크 어 버진'을 무대에 올렸던 임주현 교수가 예술감독으로 힘을 보탰다.

    한여름밤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줄 서스펜스 코미디 '버지니아 사건파일'은 오는 18~24일 오후 8시 10분, 대학로 나인진홀 1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