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국당 논란 나흘 만에 공식 논평 게재野 "진영 내 성범죄, 2차 가해에 책임 통감해야"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조국혁신당의 성추행·성희롱 사건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뒤늦게 공식 논평이 나왔다. 민주당은 관련 논란이 불거진 지 나흘 만에 당 대변인 명의로 "초심으로 돌아가라"라고 논평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민주당부터 기본을 확립하라"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진영에서 계속 불거지는 성범죄와 '2차 가해' 등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지혜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조국혁신당은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부터 확립하기를 촉구한다"며 "조국혁신당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성 비위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특히 피해자 보호 의무가 외면된 채 원칙에 맞지 않게 처리된 상황은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며 "더구나 조국혁신당 사무부총장은 '성희롱은 범죄가 아니다'라고 터무니없는 발언으로 국민을 더욱 참담하게 만들었고, 해당 발언은 대화의 맥락을 떠나 국민에게 절대 용납받을 수 없는 망언임이 분명하다. 성희롱은 범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성 비위 사건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겠다"며 "성 비위가 근절된 올바른 정치 문화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강미정 전 조국혁신당 대변인의 탈당 및 고발 기자회견으로 조국당의 논란이 불거진 이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개별적인 의견은 개진됐다. 하지만 사안에 대한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이 나온 것은 강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 이후 나흘 만이다.

    민주당은 그간 조국당 성추행 사건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최강욱 전 민주교육연수원장이 해당 사건과 관련해 '2차 가해성'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증폭됐고, 애초 그의 임명이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민주당도 이번 사안과 무관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당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해 왔다.

    하지만 최 전 원장이 지난 7일 교육연수원장직에서 물러났고, 정 대표도 전날 최 전 원장의 2차 가해 논란에 대해 사과하자 공식 논평은 전날 오후에야 게재됐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도 전날 저녁 YTN 라디오 '김준우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어쨌든 (민주당과 조국당은) 진영이 크게 보면 비슷한데, 예를 들면 조국혁신당에서 2030에 대한 비하라든가 최근 성비위 문제도 있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영남을 비하한다든가 하는 이상한 상황들이 자꾸 벌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사실 저희는 아주 걱정스럽게 보고 있다"며 "이건 저희가 참 감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조국당이) 이 부분들을 확실하게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조국 조국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이후 민주당에서는 조국당과의 '합당론'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조 원장의 광폭 행보와 당내 성추행 사건이 연이어 논란이 되자 '거리두기'를 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5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국 전 대표는 (성 비위 사건을) 옥중에서 보고받았다는데, 사면·복권으로 나와서도 모르쇠로 일관하다 뒤늦게 '후회'한다는 메시지를 SNS에 올렸다. 사과는 피해자에게 직접 하는 게 맞고, 사과의 수용이나 용서는 강요할 수 없지 않은가"라며 "대중의 눈치만 살피면서 SNS 정치로 일관하는 조국 전 대표의 태도가 심히 유감스럽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부터 기본을 확립하라"는 지적이 나왔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 성폭력,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비서 성폭행,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부하 직원 성추행 등 권력형 성범죄가 민주당 진영에서 잇따른 전례 때문이다. 박 전 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뒤 민주당에서는 성폭력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지칭하는 등 2차 가해 논란으로 지탄을 받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조국당의 '형님당' 소리를 듣던 민주당이 이제서야 공식 논평을 낸 것은 늦은 감이 있다"며 "최강욱 전 원장의 2차 가해 발언으로 민주당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진영 내 위력에 의한 성범죄 문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나"라며 "의석수도 그리 많은데 우리 당을 내란당 몰이하고 검찰개혁에 혈안이 될 게 아니라 피해자의 눈물부터 먼저 닦아주는 게 순서 아니었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