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중이던 전동스쿠터 배터리, 감식 핵심 조사 대상14층서 불길 시작 … 스프링클러 없어 피해 키웠다는 지적도2004년 이전 준공 아파트 65% 스프링클러 미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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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2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친 가운데 소방당국과 경찰,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이 18일 오전부터 현장 합동 감식에 나섰다.당국은 화재가 시작된 14층 세대에서 충전 중이던 전동스쿠터 배터리가 발화 지점일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조사 중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약 4시간 동안 진행된 감식에는 소방·경찰·전기안전공사 등 총 15명이 투입됐다.소방 관계자는 감식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불이 난 세대의 한 방에서 배터리 팩이 발견됐다면서도 해당 배터리에서 화재가 시작됐는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화재는 전날인 17일 오전 8시 11분께 시작됐다.최초 발화는 아파트 14층 세대에서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으며 사고로 해당 세대에 거주하던 20대 남성과 그의 60대 어머니가 숨졌다. 아버지이자 남편인 60대 남성은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이외에도 주민 16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당시 아파트에서는 주민 89명이 긴급히 대피했고, 소방당국은 장비 79대와 인력 252명을 투입해 오전 10시 42분에야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불은 발화 세대를 전소시키고 인접 세대 일부도 태웠다. 소방당국은 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를 1억5318만원으로 추산했다.화재 규모가 커진 원인에 대해서는 해당 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됐다.마포구 창전동에 위치한 아파트는 1998년 준공된 20층짜리 공동주택으로 건축 당시인 2004년 이전 기준에 따라 스프링클러는 16층 이상에만 의무 설치됐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14층에는 설치 의무가 없었다.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4년 이전에 지어진 전국의 노후 공동주택 4만4208곳 중 65%인 2만8820곳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은 2004년부터 11층 이상 아파트 전체로 강화됐다.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감식 결과를 바탕으로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유족 측은 "아들의 방에서 충전 중이던 전동스쿠터 배터리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