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 명의로 주식 거래 인정 … "국민께 사죄, 성실히 임하겠다"AI 정책 담당하면서 AI주 투자 … 이해충돌·미공개 정보 의혹은 부인경찰, 의원실·자택 등 압수수색 … 휴대폰·PC 분석 통해 추가 수사 진행
  • ▲ 차명 주식거래 의혹을 받는 무소속 이춘석 의원이 15일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청사에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2025.8.15. ⓒ연합뉴스
    ▲ 차명 주식거래 의혹을 받는 무소속 이춘석 의원이 15일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청사에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2025.8.15. ⓒ연합뉴스
    무소속 이춘석 의원이 보좌관 명의로 주식을 거래한 혐의에 대해 경찰 조사에서 사실상 이를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거래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14일 오후 6시 45분부터 7시간 가까이 이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 의원은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깊이 사죄드린다"며 "오늘 조사도 성실히 받았고, 앞으로도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조서에서 어떤 부분을 주로 소명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나중에 입장문을 낼테니 넘어가자"며 답을 피했다.

    이 의원은 이번 조사에서 보좌관 차모 씨 명의의 계좌로 주식을 거래한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 ▲ 이춘석 의원이 지난 5일 자신의 SNS에서
    ▲ 이춘석 의원이 지난 5일 자신의 SNS에서 "타인 명의로 주식계좌를 개설해서 차명거래한 사실은 결코 없다"며 의혹을 부인한 게시물. ⓒ이춘석 의원 페이스북 캡쳐
    앞서 이 의원은 "차명 거래한 사실은 결코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으나 경찰 조사에서는 사실상 입장을 바꾼 셈이다.

    그는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좌관 차씨 명의 계좌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하다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앞서 보좌관 차씨도 지난 11일과 12일 두 차례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차명 거래를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의원과 마찬가지로 차씨 역시도 미공개 정부 정보 이용으로 인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 의원이 대통령직속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얻은 정보를 거래에 활용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 의원의 주식 거래 내역에는 네이버, LG CNS 등 인공지능 관련 종목이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이해충돌 여부도 수사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특히 이 의원은 지난해 재산공개 당시 보유 주식이 없다고 신고했었다.

    경찰은 이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과 자택, 국회 의원실, 금융기관 등 8곳을 압수수색했으며, 포렌식 분석을 통해 확보한 휴대전화와 PC 자료, 주식 계좌 내역 등을 분석하고 있다.

    한편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의원 사무실 앞 폐품 박스에서 '정치자금', '국회의원 회계', '후원회' 등 문구가 기재된 수첩이 발견되며 증거 인멸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은 수첩에 기재된 메모 내용과 차씨 이름 및 이니셜 등을 확보해 수사에 참고하고 있다.

    이춘석 의원은 논란이 불거진 직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에서도 사퇴했다. 경찰은 향후 진술 신빙성 여부와 추가 혐의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 뒤 수사 결과를 정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