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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새 박사'로 널리 알려진 소석(素石) 윤무부 경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가 15일 0시 1분께 경희의료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4세. 유족에 따르면 윤 교수는 2006년 뇌경색으로 쓰러졌다가 회복했으나, 지난 6월 병이 재발해 투병해왔다.
윤 교수는 경남 통영 장승포읍(현 거제시 장승포동) 출신으로, 한영고와 경희대 생물학과·대학원을 졸업했다. 이어 1995년 한국교원대에서 '한국에 사는 휘파람새 Song의 지리적 변이'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9년부터 2006년까지 경희대에서 강의했으며, 이후 2014년까지 명예교수로 활동했다. 한국동물학회·한국생태학회 이사, 국립공원관리공단 자문위원 등 학계와 공공 영역에서 폭넓게 활동했고, 2001년에는 유엔 평화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는 KBS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해설위원 등 방송을 통해 새들의 생태를 알기 쉽게 소개하면서 '새 박사'라는 애칭을 얻었다. 1980~1990년대에는 광고에도 출연해 대중에게 친근한 학자로 자리매김했다. 저서로는 '한국의 새'(1987), '한국의 텃새'(1990), '한국의 철새'(1990), '한국의 자연탐험'(1993), '개굴 개굴 자연관찰'(2010) 등이 있다. 1994년에는 '윤무부 교수의 자연탐사' 비디오를 발간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탐조 활동에 열정을 쏟은 그는 국내 마지막 황새 보존 과정에도 깊이 관여했다.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발견된 황새 한 쌍 중 수컷이 밀렵꾼의 총에 맞아 숨지자, 이를 표본으로 남겼으며 이후 황새 복원 연구에 밑거름이 됐다. 그는 자랑스런서울시민상(1993), 환경우수상(1997), 자랑스러운 경희인상(2011)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정애 씨와 1남1녀(윤정림·윤종민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연구원), 사위 김필관 씨, 며느리 김영지 씨가 있다. 빈소는 경희의료원 장례식장 203호실이며, 발인은 17일 오전 8시 30분. 장지는 별그리다. (☎ 02-958-9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