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잘하면 자격" … 10~30대 무직자·학생 노려 대규모 영입줄빠따·합숙·형님문화 반복하며 2억원대 회비 걷어유흥업소엔 '보호비' 갈취, 수감 중에도 교도소서 조직원 모집
  • ▲ 신남부동파 조직원 ⓒ서울경찰청
    ▲ 신남부동파 조직원 ⓒ서울경찰청
    서울 강서 일대를 중심으로 조직폭력단 재건을 시도하던 조직폭력단체 '신남부동파' 일당이 경찰에 대거 검거됐다. 이들은 고등학생까지 조직원으로 끌어들이는 등 세력을 확장하다 경찰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폭력행위처벌법상 단체 등 구성·활동, 공동공갈 등의 혐의를 받는 조직폭력단체 '신남부동파' 조직원 32명과 추종 세력 2명 등 총 3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 가운데 부두목 A씨(45)를 포함한 9명은 구속 송치됐다.

    부두목 A씨는 신남부동파를 따르는 추종자로 활동하다 2007년 조직에 가입했다. 그는 이후 신규 조직원을 적극 영입하는 등 조직 재건을 주도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남부동파 두목 B(61)씨가 노쇠해 A씨가 실질적인 두목 역할을 해온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외에도 경찰은 도주 중인 조직원 5명에 대해 지명수배하고 베트남에 체류 중인 2명은 여권을 무효화한 뒤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를 취했다.

    이번에 검거된 조직원 상당수는 최근 5년 사이 새로 가입한 인원이다. 전체 정식 조직원 37명 중 16명이 최근 5년 사이에 들어왔다.

    이들 가운데는 20대가 27명(약 73%)으로 가장 많았으며 대부분 무직자나 일용직 근로자였다. 또한 10대 고등학생도 포함됐다. 경찰은 이 학생이 '형님 문화', '멋과 의리'에 대한 환상으로 조직에 가담했다가 구속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남부동파는 기존 조직원을 통해 지역 선후배 등에게 "싸움을 잘하면 자격이 있다"며 조직 가입을 권유했다. 일부는 교도소 수감 중에 신규 조직원을 물색해 출소 후 가입시키는 방식도 썼다.

    신규 조직원은 3개월간 합숙하면서 조직 내 위계와 행동 강령을 교육받았다. 선배를 만나면 반드시 90도로 인사하고, 말끝마다 '형님'을 붙이며 서신을 주고받을 때는 "무고 무탈하셨습니까 형님" 같은 표현을 사용하도록 훈련받았다.

    또한 반경 50㎞ 이상 이동 시 일주일 전 보고하도록 하거나 휴대전화를 항시 대기하도록 하는 등의 규칙을 두면서 이를 어길 경우 집단폭행이나 야구방망이를 동원한 '줄빠따'로 응징하기도 했다.

    조직원 사이 위계를 유지하기 위해 여름 야유회, 운동회 등을 개최했고 흉기인 회칼과 도끼를 소지한 사실도 드러났다.

    범행 수익 확보에도 조직적인 구조를 가동했다. 유흥업소 업주들을 상대로 '보호비' 명목으로 매달 20~150만원씩 갈취해 총 1억원가량을 뜯어냈다.

    조직 단합 명목으로 조직원들에게서 회비를 징수하기도 했다. 이들은 2020년 10월부터 2024년 5월까지 30대 이상 조직원에게 월 10~100만원의 회비를 거둬 총 2억4000만원 상당의 자금을 조성했다.

    경찰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수사에 착수해 조직원 대부분을 검거하고 사실상 조직을 다시 해체시켰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앞으로도 조폭 전담수사팀을 중심으로 폭력조직 범죄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하고, 범행 초기부터 엄정 대응함으로써 폭력조직에 대한 발본색원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