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액상에 '물고기 마취제' 섞어 판매한 일당 검찰 송치

전자담배 액상에 마취 효과가 있는 전문의약품을 섞어 강남 유흥업소 등에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보건범죄단속법 위반 등 혐의로 부정의약품 제조·유통책 A씨와 밀수입책 B씨 등 10명을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구속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번 사건의 총책인 프랑스 남성·미국 여성 부부는 태국으로 도주해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됐다. 

A씨 등 일당은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전문의약품인 에토미데이트와 프로폭세이트를 홍콩에서 밀수입한 뒤 시중에서 판매되는 전자담배 액상에 배합하는 방식으로 전자담배 카트리지 987개를 제조해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에토미데이트는 프로포폴처럼 전신마취를 유도하는 데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이다. 마찬가지로 전문의약품은 프로폭세이트는 물고기 마취에 사용되는 약품으로 국내에서는 사용이 지정되지 않았다. 최근 홍콩에서도 에토미데이트와 프로폭세이트를 액상담배에 섞은 부정의약품이 이른바 '우주오일'(Space oil)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된 바 있다. 

일당은 전자담배 액상 카트리지 10개 미만은 각 30만 원, 31개 이상 50개 미만은 25만 원, 51개 이상 100개 미만은 23만 원, 100개 이상은 20만원으로 가격을 책정해 판매했다. 

유통책들은 유흥업소에 손님으로 방문해 종사자들에게 무료 샘플을 제공한 뒤 '불법이 아니고 검출되지 않는 약물이다.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속여 카트리지를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프로폭세이트가 마약류로 지정되도록 지난달 14일 식약처에 제도개선을 요청했고 식약처는 지난달 30일 프로폭세이트를 임시 마약류로 지정 예고했다. 식약처는 또 지난 12일 에토미데이트 등을 마약류로 신규 지정하는 내용의 '마약류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