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레이 소동 1년 8개월 만에 또 문화재 훼손'국민과 세계인에 드리는 글' … 레이저 동원해 지우는 중
  • ▲ 70대 남성이 경복궁 광화문 석축에 낙서하다 현장에서 붙잡혀 경찰에 인계된 11일 오후 현장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2025.08.11. ⓒ서성진 기자
    ▲ 70대 남성이 경복궁 광화문 석축에 낙서하다 현장에서 붙잡혀 경찰에 인계된 11일 오후 현장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2025.08.11. ⓒ서성진 기자
    경복궁 광화문 석축에 낙서를 하던 70대 남성이 현장에서 붙잡혀 11일 경찰에 인계됐다. 2023년 말 스프레이 낙서 사건 이후 1년 8개월 만에 다시 같은 장소에서 발생한 문화재 훼손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오전 8시 10분께 경복궁 광화문 석축에 낙서를 한 김모(79)씨를 발견해 경찰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김씨를 현행범 체포해 조사 중이다.

    김씨가 낙서를 한 곳은 광화문 3개 홍예문 가운데 왼쪽과 중앙 사이 무사석이다. 홍예문은 아치형 출입문이고 무사석은 그 옆에 네모난 돌을 층층이 쌓아 만든 부분이다.

    김씨는 이곳에 검은 매직펜으로 '국민과 세계인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문장을 쓰고 그 아래에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적던 중 화문 인근을 순찰하던 경복궁관리소 직원에게 발견됐다. 낙서 크기는 가로 약 1.7m, 세로 0.3m다.
  • ▲ ⓒ국가유산청
    ▲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즉시 가림막을 설치하고 낙서 제거 작업에 착수했다. 낙서 제거에는 국립고궁박물관 소속 보존 전문가 5~6명이 투입된 상태다. 낙서는 일부가 석재 표면으로 스며들면서 약품으로는 지워지지 않아 레이저 장비까지 동원됐다.

    경복궁에서는 지난 2023년 말에도 '낙서하면 30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10대 청소년이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담장에 스프레이로 낙서하는 사건이 있었다.

    국가유산청은 당시 복구 비용에 약 1억3100만 원이 들 것이라고 봤고 이를 사주한 30대 남성과 청소년은 모두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모방 범행을 벌인 20대 남성에게도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경복궁측은 이날 낙서 제거를 위해 오후 1시 예정된 광화문 파수 의식을 취소했고 수문장 교대식도 약식으로 진행했다.

    현행 '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은 문화유산에 낙서를 하면 원상 복구 명령과 복구 비용 청구가 가능하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 ▲ 70대 남성이 경복궁 광화문 석축에 낙서하다 현장에서 붙잡혀 경찰에 인계된 11일 오후 현장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2025.08.11. ⓒ서성진 기자
    ▲ 70대 남성이 경복궁 광화문 석축에 낙서하다 현장에서 붙잡혀 경찰에 인계된 11일 오후 현장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2025.08.11. ⓒ서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