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고난 극복 영웅 정청래" 공유해당 글엔 "정치 서사 부족 박찬대" 지적도鄭 "정치인의 자기 객관화 힘들다" 글 삭제전당대회 경쟁자 박찬대 비하 논란 휩싸여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당대회 경쟁자였던 박찬대 의원을 비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정 대표가 간밤에 "정치인의 자기 객관화는 힘들다"고 쓴 글을 두고 박 의원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확산된 것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를 논평한 한 공영매체 기자의 글을 공유하면서 "정치인의 자기 객관화는 힘들다. 누구든지"라고 적었다.

    정 대표가 공유한 글은 '정청래 당대표 경선 압승의 몇 가지 변곡점'이라는 제목으로 한 기자가 쓴 페이스북 글이다. 기자는 정 대표의 경선 승리 결과를 견인한 사례로 강선우 의원의 여성가족부 장관 낙마, 폭우 피해, 정청래 악마화 공세, 민주당 의원들의 '줄서기'를 꼽으면서 정 대표를 "고난 극복의 영웅서사 주인공"이라고 평했다.

    기자는 강선우 의원의 여가부 장관 후보 사퇴 당시 정 후보를 "곁에서 함께 우산을 부여잡은 채 폭풍우를 같이 맞았다"고 표현했고, 박찬대 의원에 대해서는 "우산도 우비도 빼앗고 급류 속으로 걷어차 버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글 말미에는 "정치인 박찬대 평가는 생략하겠다. 누군가의 명성에 의존하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정치 서사를 만들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밝혔다.

    문제는 정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된 지 하루 만에 이 글을 공유하며 "정치인의 자기 객관화는 힘들다"고 쓴 점이다.
  •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재명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정 대표의 페이스북 글이 박 의원과 그를 공개 지지한 152명의 현역 의원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이 대통령 지지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박찬대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을 모두 깐 것" "당대표라는 인간이 직접 갈라치기에 나서나" "이러니 당 의원들이 안 좋아하는 것 아니냐"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정 대표의 해당 페이스북 글은 현재 볼 수 없는 상태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다만 정 대표는 이날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원팀'을 강조했다. 특히 민주당의 90% 이상 의원들이 박 의원을 공개 지지한 것을 의식한 듯 "전당대회는 끝났고 정청래를 찍었든 박찬대를 찍었든 우리는 다 민주당 당원이고 하나고 원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일은 잊고 오늘 현실을 직시하면서 내일을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전당대회 과정에서 있었던 일은 다 묻고 앞으로 미래지향적으로 통합하고 단결하는 데 솔선수범할 테니 의원과 당원들도 그렇게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데일리는 페이스북 글의 의미와 삭제 이유를 묻고자 정 대표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